중동전쟁 이후 국내 산업생산은 업종별로 희비가 갈린 반면, 고용시장은 실물경기보다 더 빠르고 광범위한 충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16일 발표한 ‘이슈분석: 중동전쟁 이후 실물경기 및 고용 상황 평가’에 따르면, 올해 1~5월 중동 불안 속에서도 IT 생산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큰 폭 증가했으나 정유, 자동차 등 비IT 분야는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정유·화학은 원자재 수급 차질로 타격을 입었으나, 철강·금속은 중동의 알루미늄 생산 차질(글로벌 비중 8~9%)에 따른 반사이익을 누렸다.
실물경기 대비 고용 시장의 충격은 더욱 두드러졌다. 취업자 수 증가 폭은 올해 1분기 18만3000명에서 4월 7만4000명으로 급감했고, 5월에는 4만명 감소로 전환되며 위축세가 뚜렷해졌다.
이에 한은은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원자재 가격 및 물류비 상승이 비용 충격에 취약한 300인 미만 중소기업의 채용 보류와 감원으로 이어진 탓”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올해 취업자 수 증가 규모가 지난해(19만명)보다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향후 지정학적 불안이 완화되더라도 누적된 긴축 여파와 중소기업의 체력 저하로 인해 고용 회복 속도는 실물경기보다 한 박자 늦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