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쿠팡 화재, 사실상 복층 구조…아무 규제 없었나?

지난 19일 인천 서해구 석남동 쿠팡32물류센터에서 소방당국이 전날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19일 인천 서해구 석남동 쿠팡32물류센터에서 소방당국이 전날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뉴시스

 

인천 쿠팡 32물류센터 화재 진압을 어렵게 하는 것으로 알려진 3단 선반식 적재 구조물(랙·Rack)이 실제로는 천장과 바닥이 갖춰진 복층 형태의 구조물이라는 정황이 제기됐다. 건축법상 복층 설치는 인허가 대상이지만 랙 구조물은 건축물이 아니라는 이유로 규제를 받지 않았다. 이에 관계 당국의 인허가 과정에 대한 허점이 여실히 드러났다.

 

 안전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각종 취재를 종합하면 화재가 발생한 인천 쿠팡 32물류센터 6층은 기존에 알려진 ‘3단 선반 적재 구조’와 달리 그라운드층, M1층, M2층 등 3개 층으로 나뉜 구조인 것으로 전해졌다. 각 층은 바닥과 천장이 설치된 독립 공간으로 구성됐으며, 층마다 5단 선반이 설치돼 상품 적재와 반출 작업이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반 사이 통로는 성인 1명이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좁아 소방대원 진입과 화재 진압에 제약이 큰 환경으로 전해졌다. 특히 층고 약 10m 규모의 공간을 단순히 높은 선반으로 채운 것이 아니라 내부에 복층 구조를 형성한 형태여서 외부에서 방수한 소화용수가 하부까지 충분히 도달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소방당국은 해당 공간을 3단 선반 적재 구조물로 판단하고 진화 작업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 근무자는 “소방당국이 3단 선반 구조라고 설명하는 것을 듣고 실제 내부와 다르다고 생각했다”며 “구조를 잘못 파악한 상태에서 진입할 경우 대원 안전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복층 구조물은 건축법상 인허가 대상이지만 랙 구조물은 건축물로 분류되지 않아 관련 규제를 받지 않는다. 이번 화재가 발생한 쿠팡 32물류센터 역시 랙 설치로 판단돼 건축법상 증축 인허가는 받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관할 행정기관은 불법 증축 여부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서구청 관계자는 “랙 구조물은 종류와 설치 방식이 다양해 구체적인 구조를 확인해야 판단할 수 있다”며 “현재는 내부 구조를 확인하기 어려운 만큼 화재 진압이 완료된 이후 관련 내용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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