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 한도 축소에 접수 중단까지…‘1금융 대출 절벽’ 현실로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밀집지역의 모습. 사진=뉴시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밀집지역의 모습. 사진=뉴시스

정부의 고강도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은행권 문턱이 높아지면서 자금 수요가 온투업(온라인투자연계금융)과 상호금융 등 비은행권으로 급격히 쏠리고 있다.

 

대출 길을 찾지 못한 차주들이 고금리 시장으로 밀려나는 ‘풍선효과’가 현실화하는 모양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들은 하반기 가계대출 총량을 관리하기 위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한도를 줄이고 대출 모집인을 통한 신규 접수를 제한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이달 초부터 주택구입자금 목적 주담대 한도를 3억원으로 축소했으며, 신한·하나은행은 대출모집인 접수를 중단했다. 주요 은행의 모기지보험 가입 중단도 이어지고 있다.

 

은행 대출이 막히자 차주들은 P2P 등 비은행권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과 온투업 중앙기록관리기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말 기준 온투업 46개사의 개인신용대출 잔액은 4357억원으로 전년 동기(422억원) 대비 10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말(1373억원)과 비교해도 상반기에만 3배 넘게 늘어난 규모다.

 

온투업 전체 대출 중 개인신용대출 비중은 1년 만에 3%에서 19%로 급증했다. 주식담보대출 잔액 역시 1조원을 넘어서며 두 상품의 증가액(9924억원)이 전체 온투업 대출 증가분의 90% 이상을 차지했다.

 

상호금융권 자금 유입세도 거세다. 올해 상반기 상호금융권 가계대출은 11조2000억원 증가했다. 금융당국이 지난 4월 관리 강도를 높이면서 월별 증가폭은 다소 둔화했으나, 상반기 전체로는 수십조원대 증가세를 유지했다.

 

금융권 대출이 한계에 다다르자 매도인이 매수인에게 직접 자금을 빌려주는 ‘셀러 파이낸싱(Seller Financing)’이나 지인 간 차용 등 사적 자금조달까지 등장하고 있다. 규제지역 내 주담대 한도 제한으로 발생한 매매가와의 격차를 메우기 위해 개인 간 대출 거래가 이뤄지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규제 강화에 따른 부작용을 경고하고 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은행권 대출이 막히면 취약 차주들이 2금융권이나 고금리 시장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다”며 “가계부채 관리도 중요하지만 금융 안정성 측면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무주택자나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 분양 실수요자에 대해서는 1금융권 대출 길을 열어주는 등 합리적인 예외 적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노희선 온라인 기자 ahrfus3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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