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 ‘기습 인상’ 카드 만지작…한은, 연내 추가 인상 시계 당겨지나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AP/뉴시스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AP/뉴시스

오는 30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기준금리 동결 전망이 우세를 점하고 있으나,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물가 재반등 우려로 ‘깜짝 인상’ 가능성이 나왔다. 고용과 물가 지표가 동반 둔화세를 보이며 동결 명분을 제공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한 국제유가 급등이 연준의 긴축 재개 가능성을 자극하고 있다. 

 

29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시장 참가자의 약 63.7%는 연준이 이번 FOMC에서 현행 3.50~3.75%인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달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3.5% 상승하며 전달(4.2%) 대비 상승 폭을 대폭 줄였고,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CPI도 2.6%로 안정세를 보인 점이 금리 동결론이 나온 이유다. 여기에 지난달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 역시 5만7000명 증가에 그치며 시장 예상치인 11만명을 대폭 밑도는 등 고용시장 냉각 신호가 뚜렷해진 상황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연준이 시장의 예상을 깨고 0.25%포인트 기습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거세다. 최근 10%대에 머물던 7월 25bp 인상 확률은 CME 페드워치 기준 36~38% 수준까지 치솟았다. 미·이란 간 충돌 재개에 따른 국제유가의 가파른 상승세 때문이다. 최근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한 국제유가가 상품물가를 다시 끌어올려 기저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도 깜짝 인상 시나리오에 힘을 싣고 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최근 향후 지표에서 물가가 목표치인 2%를 크게 상회할 경우 단기 내 금리 인상이 필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 역시 통화정책의 포워드 가이던스(선제적 안내)를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시장과의 사전 교감 없이 단호한 결정을 내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준의 긴축 재개 가능성은 이달 기준금리를 연 2.75%로 올리며 3년 6개월 만에 긴축으로 선회한 한국은행의 셈법을 한층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한은은 최근 물가 상승세와 외환시장 불안을 잡기 위해 선제적 인상을 단행하며 한·미 금리 차를 1.00%포인트로 줄여 놓은 상태다. 하지만 연준이 이번 FOMC에서 기습 인상을 단행하거나 연내 추가 인상 신호를 강하게 방출할 경우, 어렵게 잡아가던 원·달러 환율 상방 압력이 다시 거세지면서 한국의 수입 물가 부담이 누적될 수밖에 없다.

 

국내 증권가에서는 연준의 매파적 행보가 한국은행의 연내 추가 금리 인상 시점을 앞당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유가 급등에도 불구하고 고용 냉각세를 감안할 때 연준의 관망 기조가 유력하지만 미 국채 금리 상단 변동성은 열어둬야 한다”고 진단했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연준이 금리를 동결하더라도 ‘매파적 동결’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며 “연준의 긴축 기조 유지가 한국 외환·금융시장의 변동성을 높여 한은의 추가 인상 압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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