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통증이 수개월 이상 지속되면 많은 사람이 회전근개파열을 먼저 떠올린다. 하지만 실제로는 모든 회전근개 질환이 완전 파열로 진행된 것은 아니다. 힘줄에 염증과 퇴행성 변화가 나타나는 회전근개 건병증부터 일부만 손상된 부분파열까지 다양한 단계가 존재한다.
회전근개가 손상돼 통증이 있다고 해서 곧바로 수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며, 병변의 진행 정도를 정확히 진단해야 한다.
회전근개는 어깨를 감싸는 네 개의 힘줄과 근육으로 이루어진 구조물이다. 팔을 들어 올리거나 회전시키는 기능을 담당하고, 어깨 관절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반복적인 사용이나 노화, 외상 등이 원인이 되어 힘줄에 미세 손상이 축적되면 건병증이 발생하고, 이후 손상이 심해지면 부분파열이나 완전파열로 이어질 수 있다.
건병증은 힘줄이 퇴행하거나 손상된 상태를 의미하며, 아직 힘줄이 완전히 끊어지지 않은 단계다. 회전근개파열은 힘줄이 일부 또는 전부 찢어진 상태를 말한다. 특히 부분파열은 힘줄의 일부만 손상된 상태로, 완전파열과 치료 접근법이 달라 정확한 감별 진단이 필요하다.
초기에는 팔을 들어 올릴 때 통증이 나타나거나 밤에 통증이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 머리를 감거나 옷을 입는 동작처럼 팔을 어깨 위로 올리는 행동이 불편해질 수 있으며, 증상이 진행되면 근력 저하와 운동 범위 제한까지 동반될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은 오십견과 혼동되기도 하지만 발생 원인과 치료법이 다르므로 초음파나 MRI 등을 통한 정확한 평가가 선행돼야 한다.
회전근개 건병증이나 부분파열이라고 해서 반드시 수술을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힘줄 손상이 심하지 않고 기능이 어느 정도 유지되는 경우라면 비수술 치료만으로도 통증 완화와 기능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약물치료와 물리치료, 운동치료를 비롯해 초음파 유도 주사치료 등을 병행하며 경과를 관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최근에는 손상된 힘줄의 회복을 돕기 위한 재생치료도 적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치료법이 PRP(자가 혈소판 풍부혈장) 주사치료다. PRP는 환자의 혈액을 채취한 뒤 원심분리를 통해 혈소판이 풍부한 혈장을 추출해 손상 부위에 주입하는 치료법이다. 혈소판에 포함된 다양한 성장인자가 조직 회복을 촉진하는 원리를 이용하며, 국내에서는 일정 적응증에 대해 신의료기술로 인정받아 활용되고 있다.
다만 PRP 치료가 모든 회전근개 질환에 동일한 효과를 보이는 것은 아니다. 건병증이나 부분파열처럼 힘줄의 연속성이 유지된 상태에서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힘줄이 완전히 끊어진 완전파열은 구조적 손상을 회복해야 하는 만큼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적지 않다. 따라서 단순히 통증의 정도만으로 치료법을 결정하기보다 영상검사를 통해 병변의 범위와 상태를 정확히 확인해야 한다.
비수술 치료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치료 이후 관리도 중요하다. 통증이 줄었다고 무리하게 어깨를 사용하는 것은 회복을 늦출 수 있으며, 회전근개에 부담을 주는 반복적인 머리 위 작업이나 무거운 물건을 드는 행동은 당분간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의료진의 지도 아래 어깨 주변 근육을 강화하는 재활운동을 병행하면 기능 회복과 재발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송현걸 서울송마취통증의학과 대표원장은 "회전근개 건병증과 부분파열은 힘줄이 완전히 끊어진 상태와는 구분해야 하며, 초기에는 충분히 비수술 치료를 고려할 수 있는 질환"이라며 "PRP를 비롯한 재생치료 역시 환자의 병변 상태와 적응증을 정확히 평가한 뒤 적용해야 만족스러운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깨 통증이 수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팔을 들어 올리기 어려울 정도로 기능이 떨어진다면 단순 근육통으로 넘기지 말고 정확한 진단을 받아 병변 단계에 맞는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