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소득 4만 달러시대 그림자] 이후가 더 어렵다…혁신·고용 구조 바꿔야 지속 성장

본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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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1인당 국민총소득(GNI) 4만 달러 진입을 눈앞에 뒀지만 이를 경제 성장의 ‘종착점’으로 봐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반세기 동안 압축성장을 이끌었던 방식으로는 4만 달러 이후의 성장을 이어가기 어려운 만큼 새로운 기업과 혁신이 지속해서 등장할 수 있는 경제구조로 전환해야 한다는 게 학계의 제언이다.

 

전성민 가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15일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와의 인터뷰에서 “1970년대 초 300달러도 되지 않았던 국민소득이 4만 달러에 이르렀다는 것은 엄청난 변화”라면서도 “문제는 앞으로도 지난 50년처럼 성장할 수 있느냐는 데 있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국민이 4만 달러 시대를 앞두고도 경제 상황을 낙관하지 못하는 배경에는 미래 성장에 대한 불안이 자리 잡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지난 50년 넘게 소득이 100배 가까이 성장했지만 앞으로 다시 10배, 100배 성장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한국은 이미 교역 규모나 1인당 소득 측면에서 세계 정상급 경제로 커졌고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노력한다고 과거와 같은 성장률을 얻을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특히 4만 달러 이후에는 성장의 규모보다 방식이 중요해질 것으로 봤다. 반도체와 대기업,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성장의 과실이 집중되는 상황에서 성장률만 끌어올리는 정책으로는 국민이 체감하는 경제 수준을 함께 높이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4만 달러 이후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는 창업과 혁신 생태계를 꼽았다. 무엇보다 정책은 단기적인 성과보다 10~30년을 내다보는 장기 전략이 돼야 한다고 봤다. 창업과 첨단산업 투자는 기업이 성과를 내기까지 10년 이상 걸리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정권 교체 때마다 정책 방향과 지원 체계가 흔들리면 새로운 산업을 키우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성장의 방식뿐 아니라 그 성과가 실제 고용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지순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우리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하는 반도체가 4만 달러 시대 진입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반도체 산업이 고용 탄력성이 약한 편”이라고 내다봤다.

 

산업 구조적 한계와 더불어 기업 채용 현장의 변화 역시 청년 일자리를 옥죄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박 교수는 “AI와 같은 기술 발전이 신규 청년 채용을 대체하는 추세여서 사실상 청년들이 AI와 직접 경쟁하는 시대가 됐다”고 짚었다.

 

다만 이런 기술 전환기에도 임금체계 개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AI 전환 시대에 맞춘 직업 훈련과 인력 양성 역시 현장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는 직업훈련 체계 고도화와 더불어 기업이 청년들에게 채용의 문을 열어줄 수 있는 규제 완화를 제시했다. 박 교수는 “AI 시대에 걸맞은 직업훈련 체계가 고도화돼야 하며, 다른 한편으로는 기업이 청년들을 채용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고 기회를 주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현행 기간제법은 오히려 청년들이 2년마다 일자리를 전전하게 하고 있다”며 “기업이 부담 없이 청년들을 채용해 실무 경험을 쌓게 하고, 청년들 역시 일터에서 지속적으로 일할 기회를 보장받으려면 기간제법 규제를 과감하게 완화해 기회의 문을 넓혀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주희·주다솔 기자 jh22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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