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18일 기자회견에서 부동산 시장 안정화 대책과 거시경제 관리, 대미 투자 프로젝트 협상 및 반도체 산업 전략 등 핵심 경제 현안에 대한 정부의 기본 원칙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최근 강남권의 집값 안정세 속에서도 강북 등 외곽 지역의 아파트값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현상에 대해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수도권 일극 체제와 인구 집중”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단기적 원인으로 “2022년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누적된 인허가·착공 실적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며 발생한 극심한 공급 절벽”을 꼽았으며, 과거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와 같은 규제 완화 부작용을 지적했다. 이어 “최근 한국 경제가 턴어라운드하고 2분기 명목 성장률이 20%를 넘어서는 등 1970년대 고도성장기 이후 유례없는 성장세를 보이면서 유동성이 급증한 점도 집값 불안을 부추겼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시장 정상화를 위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도 재차 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부동산 불패 신화와 투기공화국을 탈피하는 것이 이번 정부 국정의 핵심 과제”라고 못 박으며, “택지 개발, 재건축·재개발, 도시정비 등 공급 확대를 신속히 추진하기 위해 총리실이 매일 체크하고 대통령이 주 단위로 진척 상황을 직접 챙기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한 건설 금융 지원은 핀셋 형태로 확대하되, 투기적 대출 수요는 철저히 옥죄어 집값을 반드시 안정시키겠다”고 말했다.
전세 제도에 대한 과거 발언 논란에는 명확히 선을 그었다. 이 대통령은 “전세는 한국 특유의 사금융 제도로서 금리 인상과 시장 변화에 따라 장기적으로 월세화되며 점차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한 것일 뿐, 인위적으로 없애겠다고 한 적은 없다”며 일각의 왜곡을 일축했다. 개별 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과 관련해서는 “해외로 빠져나가는 투자 자금을 국내로 돌려 고환율 등 외환시장을 안정시키려는 취지였으나, 주가 하락기에 투자자 손실이 2배로 확대되는 등 제도적 미비점이 노출됐다”며 “보완 조치를 통해 시장의 부작용을 면밀히 수습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별 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과 관련해서는 정책적 취지와 한계를 솔직히 짚었다. 이 대통령은 “당시 환율이 크게 치솟는 상황에서 국내 투자자들이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의 레버리지 상품을 사기 위해 홍콩 등 해외 시장으로 달러를 유출하는 문제가 심각했다”며 “외환시장 하향 안정과 국내 투자 편의를 위해 도입을 추진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상승기 막바지에 도입되면서 이후 하락 국면 전환 시 투자자 손실이 2배로 확대되는 등 고통을 안긴 측면이 있다”며 “제도 설계상 미비점을 인정하고 현재 시행 중인 보완 조치들을 차질 없이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약 3500억달러(약 500조원)에 달하는 대미 투자 프로젝트 협상에 대해서는 “양국 관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복합적이고 민감한 과제”라고 규정했다. 이 대통령은 “막대한 국민 세금이 들어가는 사업인 만큼 ‘상업적 합리성’이 합의문에 반드시 관철되어야 하며, 투자금 회수 방안과 손실 분담 기준을 빈틈없이 따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떠한 외교적 압박이나 강요에도 결코 흔들리지 않고 철저하게 대한민국 국익을 지켜내겠다”고 덧붙였다.
미국 내 반도체 팹 증설 압박과 국내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추진 간의 균형 문제에 대해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관련 기업들의 경영 판단을 최우선으로 존중할 것”이라며 “국내 첨단 산업 생태계를 지키는 동시에 국가 전략과 국익이 훼손되지 않도록 합리적인 조율점을 찾아가겠다”고 말했다.
또한 경제 성장의 과실이 취약계층에 고루 전달돼야 한다는 점을 짚으며 사회 정책 강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현재 공석인 청와대 정책실장 인선과 관련해 “그동안 경제 회복과 성장 동력 확보에 매진해 왔다면, 이제는 복지와 불평등 해소 등 사회 정책의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을 경청하고 있다”며 “이러한 정책 기조의 전환을 뒷받침할 적임자를 찾는 중”이라고 밝혔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