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 韓 성장률 전망 파격 상향…“반도체발 호황, 2028년까지 연 3%대 지속"

지난 8일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컨테이너 터미널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뉴시스
지난 8일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컨테이너 터미널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뉴시스

글로벌 투자은행 씨티(Citi)가 반도체 산업의 유례없는 호황과 체질 개선에 힘입어 한국 경제가 2028년까지 연 3%대의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파격적인 전망을 내놨다.

 

18일 씨티는 ‘한국 경제: 반도체 주도 경제 확장, 2026~2028년 지속’ 보고서를 통해 올해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올린 3.7%로 제시했다. 이어 내년과 2028년에도 각각 3%를 웃도는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씨티는 “이번 호황을 단순한 단기 경기순환(사이클)으로 치부해선 안 된다”며 “인공지능(AI) 인프라 확충에 따른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급증과 빅테크 대상 장기공급계약(LTA)의 정착이 산업 구조 자체를 바꿔놨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진욱 씨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과거 메모리 시장이 급격한 호황 뒤 가파른 재고 급증과 가격 폭락을 겪는 ‘롤러코스터’였다면, 지금은 선수금과 구매 의무(Take-or-Pay) 조항을 둔 다년 계약이 정착되면서 전례 없는 수요 가시성을 확보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안정적인 판가 방어와 막대한 현금흐름 창출은 R&D와 설비투자의 선순환을 이끌고 있다”며 “이는 한국 경제의 자본 축적과 총요소생산성(TFP)을 끌어올려, 잠재성장률 자체를 2.2~2.4%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구조적 전환을 낳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도체발 온기가 내수로 번지는 속도 역시 빨라질 것으로 봤다. 김 이코노미스트는 “유례없는 교역조건 개선과 반도체 기업들의 이익 급증은 대규모 성과급 지급, 설비 확장, 법인세수 증대로 이어진다”며 “그간 우려 요인으로 지목되던 가계부채 부담과 내수 부진을 상쇄하며 2027년 상반기부터 실물경기 전반으로 파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보호무역주의와 대외 변동성은 상존하는 변수로 꼽혔다. 씨티는 미국의 무역 규제 강화와 미·중 기술 갈등을 핵심 위험 요소로 꼽으면서도, 한국 기업들의 공고한 기술 격차와 공급망 내 독점적 지위가 유지되는 한 2028년까지의 안정적인 성장 궤도는 훼손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