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용수·전력 등 기반시설 언제쯤?…한경협 "반도체 인프라 병목 해소 시급"

한경협, 규제합리화委 등에 첨단전략산업 과제 41건 건의

한국경제인협회 제공

 

 반도체 분야에서 천문학적 규모의 투자가 진행 중이지만, 도로·용수·전력 등 필수 기반시설 확충이 늦어지며 공장 가동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바이오 분야에선 제조·품질관리기준(GMP) 적합성 평가 요건을 완화해달라는 요구가, 디스플레이 및 배터리(이차전지) 분야에선 세액공제 활용도를 높여달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경제인협회는 21일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바이오·로봇 등 국가첨단전략산업 분야 기업 의견을 수렴한 ‘국가첨단전략산업 정책건의 과제’ 41건을 규제합리화위원회 등에 건의했다고 밝혔다.

 

 반도체 분야의 업종별 과제가 21건으로 가장 많았다. 도로·용수·전력 등 주요 인프라 구축이 시급한 상황이지만 이를 뒷받침할 지원은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다.

 

 한 예로 당장 용인 반도체클러스터는 내년 2월 첫 번째 팹(Y1) 클린룸 가동을 앞두고 생산 자재 운반 차량과 두 번째 팹(Y2)의 공사 차량이 겹쳐 주변 교통량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주 진입도로인 국가지원지방도(국지도) 57호선(원삼~마평) 개량공사는 클린룸 가동 전까지 공사를 마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한경협은 ‘제6차 국도·국지도 건설계획’에 반영하고, 고시 일정을 앞당겨 줄 것을 요청했다. 

 

 또 한경협은 공업용수를 적기에 공급하기 위한 인허가 기간 단축과 재정 지원 확대를 비롯해, 원전 등 무탄소전력도 단계적으로 직접 구매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밖에 한경협은 ▲반도체특별법 타당성재조사 면제 근거 신설 ▲안정적 용수확보를 위한 하수재이용 관련 정부지원 확대 ▲트리니티팹의 혁신도전형 연구개발(R&D) 지정 및 조달절차 특례 ▲고소득 전문직 근로시간 적용제외 등을 요청했다.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조감도

 

 대규모 시설 투자가 선행되는 배터리와 디스플레이 업계는 초기 적자 국면에서도 세제 혜택을 투자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현행 국가전략기술 투자세액공제는 납부할 법인세에서 공제액을 차감하는 방식이어서, 적자 등으로 과세소득이 없는 기업은 공제액이 발생해도 당장 활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바이오 분야에선 세포치료제와 mRNA 백신 등 개발 초기 단계의 소규모 시험생산을 위탁받는 업체에 대해 GMP 적합성 평가 요건을 현행 3개 제조단위생산 실적에서 1개 제조단위로 완화해달라고 건의했다. 로봇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휴머노이드 로봇이 환경을 인식하고 학습하는 데 필수적인 원본 영상·음성 데이터를 안전한 실증구역 내에서 승인 후 활용할 수 있도록 규제 문턱을 낮춰달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권혁민 한경협 성장전략실장은 “국가첨단전략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기업의 투자 판단과 실행을 가로막는 제도적 걸림돌을 신속히 해소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정부와 국회가 현장에서 바로 체감할 수 있는 과제부터 속도감 있게 개선해 기업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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