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병원과 철도역, 복합쇼핑몰 등 특수상권의 특성에 맞춰 매장 형태와 출점 방식을 달리하고 있다. 기존 로드숍 중심의 점포 개발에서 벗어나 시설 이용객의 소비 수요와 브랜드 운영 조건을 함께 고려하는 방식이다.
병원과 대형 오피스는 상주 인구를 기반으로 식사 수요가 발생하고, 철도역과 복합쇼핑몰은 시설 방문객을 대상으로 영업할 수 있다. 외식기업들은 이러한 고객 특성에 맞춰 메뉴 구성과 점포 규모, 운영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인건비와 임대료 등 고정비 부담이 신규 출점의 주요 변수로 작용하는 상황에서 특수상권은 출점 대안 중 하나로 거론된다. 다만 시설별 입점 기회와 임대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유동인구만을 기준으로 사업성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본우리반상, 특수상권 출점 경험 바탕으로 병원 입점 추진
본아이에프의 솥밥·화로 반상 브랜드 본우리반상은 병원과 오피스, 철도역을 중심으로 출점 경험을 쌓아왔다. 2026년 8월 기준 전체 31개 매장 가운데 특수상권 매장은 25개로, 약 81%를 차지한다.
본우리반상은 2016년 직영점으로 사업을 시작한 뒤 운영 안정성과 고객 반응 등을 검토해 2022년 가맹사업에 착수했다. 이후 주요 업무지구와 대형병원, KTX 역사, 복합시설로 출점 영역을 확대했다.
현재는 대구 지역 주요 병원에 본우리반상을 포함한 본아이에프 브랜드의 컨세션 입점을 추진 중이다. 병원과 같이 시설 내부에서 식사 수요가 발생하는 상권을 중심으로 신규 점포를 검토할 예정이다.
본우리반상이 제공하는 반상 형태의 식사는 병원 방문객과 종사자, 오피스 직장인, 철도역 이용객 등을 주요 고객층으로 설정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다만 모든 특수상권을 출점 대상으로 삼지는 않는다. 후보지의 방문객 수와 소비패턴, 체류시간, 예상 매출, 임대료와 수수료 등을 조사하고 브랜드의 메뉴 및 고객층과 적합한지를 평가한다.
가맹점 개설 과정에서는 상권 발굴과 입찰, 사업성 검토에 이어 점주 매칭까지 연결한다. 예비창업자의 투자 가능 금액과 매장 운영 여건 등을 고려해 적합한 입점처를 선정하는 방식이다.
노브랜드 버거, 15평 내외 매장으로 복합시설 공략
신세계푸드는 노브랜드 버거의 매장 규모를 조정해 복합시설 출점을 확대하고 있다. 이마트와 스타필드 등 그룹 시설에 약 15평 규모의 콤팩트 매장을 도입하는 전략이다.
전체 약 280개 노브랜드 버거 매장 중 복합시설 가맹점은 최근 20곳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두 배로 늘었으며, 전체 매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4%에서 올해 7%로 상승했다.
신세계푸드가 밝힌 콤팩트 매장 초기 투자비는 9000만원 초반 수준이다. 현재 복합시설에 입점한 노브랜드 버거 매장의 약 60%가 콤팩트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회사는 매장 규모를 줄여 초기 출점 부담을 낮추면서 복합시설의 방문 수요를 활용하고 있다. 스타필드마켓 월계점은 최근 전국 노브랜드 버거 매장 중 매출 1위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개별 매장의 매출 성과가 다른 복합시설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롯데GRS, 그룹 유통시설 활용해 외식·컨세션 사업 운영
롯데GRS는 그룹이 보유한 백화점과 테마파크 등을 외식 브랜드의 출점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롯데리아와 엔제리너스, 크리스피크림도넛 등을 롯데백화점과 롯데월드 등에 입점시키는 한편, 컨세션 브랜드 ‘플레:이팅’도 운영하고 있다. 플레:이팅은 롯데백화점 광복점과 롯데월드 잠실·부산 등에서 식음 서비스를 제공한다.
기존 유통시설의 방문객을 대상으로 외식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별도의 로드숍 출점과는 다른 고객 유입 구조를 활용하고 있다.
같은 특수상권이라도 출점 조건은 달라
세 기업의 사례는 특수상권 출점에서도 브랜드별 접근 방식에 차이가 있음을 보여준다. 본우리반상은 병원·오피스·역사 등 목적형 식사 수요와 메뉴의 적합성을 검토하고, 신세계푸드는 소형 점포를 통해 복합시설 입점을 확대하고 있다. 롯데GRS는 그룹 유통시설을 활용해 여러 외식 브랜드와 컨세션 사업을 운영한다.
특수상권에는 일정한 시설 이용 수요가 존재하지만, 입점 공간이 한정되고 임대료와 수수료 등 비용구조가 상권별로 다르다. 시설 방문객 수가 많더라도 소비자의 체류시간이나 식사 목적이 브랜드와 맞지 않으면 기대한 매출을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에 따라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의 점포 개발은 입지 확보뿐 아니라 상권 분석, 매장 규모 결정, 투자비 산정, 운영 주체 선정 등을 결합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기업별로 축적한 출점 경험과 브랜드 특성에 따라 특수상권 활용 방식도 달라질 전망이다.
김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