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기업집단 내 상표권 사용료의 적정한 수익 배분을 위한 가이드라인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주 위원장은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이 상표권 사용료를 통해 계열사 이익이 총수일가 지분율이 높은 회사로 이전될 가능성을 지적하자 이같이 답변했다.
주 위원장은 “상표권과 관련된 수익 배분의 기본적인 가이드라인을 만들 필요가 있다”며 “우리나라 글로벌 대기업들의 이익이 기업집단 내 다른 부실 기업 등으로 잘못 배분되는 문제는 상당히 심각하다”고 말했다.
공정위가 조사 중인 한화와 CJ의 상표권 사용료 관련 사안에 대해서는 “조사 중이라 자세히 말하기 어렵지만 철저하게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기업집단의 불합리한 지배구조로 인한 자본 배분의 비효율성이 글로벌 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주요 요인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강조했다.
투썸플레이스의 가맹점 대상 고가 물품 공급 의혹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신속하고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중고거래 플랫폼의 안심결제 수수료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당근 등 플랫폼의 안심결제 서비스가 소비자 보호 수준에 비해 수수료 부담이 크다고 지적하자 주 위원장은 관련 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올해 안에 최대한 빨리 보고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주 위원장은 배우자의 한국전력기술 비상임이사 활동과 관련한 이해충돌 의혹에 대해서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이 공정위 조사·심의 대상인 한전기술의 비상임이사로 배우자가 활동하는 것이 적절한지 묻자, 주 위원장은 배우자가 전문 분야에서 오랫동안 사회활동을 해왔으며 이전 정부에서도 활동했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과거 ‘재벌이 대한민국을 착취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두고 논란이 일었던 것에 대해서도 주 위원장은 “한국 경제 성장과 발전에서 대기업의 역할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주 위원장은 이날 “지난 국정감사 답변으로 원만한 회의 진행이 이뤄지지 못한 점에 진심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하며 머리를 숙였다. 앞서 지난 12일 국정감사에서 주 위원장은 교수 시절 ‘재벌과 대기업집단의 세습 경제가 착취적 대한민국을 만든다’는 취지의 발언을 현재도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표현이 과도한 측면이 있지만 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해 논란이 됐다. 국민의힘은 다음 날 주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주 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발언에 대해 “대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고 발전을 지속하려면 대기업집단 내 불투명한 지배구조와 경제력 집중의 부작용을 개선해야 한다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또 다수 개인이 소유하는 기업을 공적 기업이라고 표현한 것 역시 다수 주주의 권리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기 위한 취지였다고 덧붙였다.
주 위원장은 “공정위는 기업이 공정한 경쟁질서를 준수하면서 자유롭게 기업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역할을 한다는 점을 항상 유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