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21일 전날의 급락분을 대부분 되감으며 널뛰기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발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보이지만, 상단은 여전히 막혀있는 양상이다. 코스피는 22일 미국 하이퍼스케일러 메타의 실적 이벤트를 소화하며 재차 방향성을 모색할 전망이다.
◆반도체 급등 배경…스페이스X 실적∙한국 수출
이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3.29% 반등한 5735.66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과 반대로는 외국인이 ‘사자’로 돌아선 가운데 정규장 기준 삼성전자(5.67%)와 SK하이닉스(5.81%)가 크게 올라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급등장에 유가증권시장에선 오전 한때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코스닥 지수는 1.38% 오른 792.76을 나타냈다.
국내 주식시장 개장 전 나온 일론 머스크의 항공∙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실적이 반도체 등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관련주에 대한 투자심리 개선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준 모습이다. 이제는 우주∙AI기업으로 불려야 할 만큼 AI 사업부 매출에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스페이스X의 3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60% 넘게 급증한 145억8000만달러(약 19조3000억원)으로,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돌았다. AI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830% 폭증한 75억6000만달러로, 전체 매출의 절반이 넘었다. 신규 클라우드 서비스 계약과 AI 코딩 스타트업 커서(Cursor) 인수, AI 모델 그록(Grok) 성장세 등이 이런 호실적의 배경이 됐다.
이달 중순 수출이 역대 최대를 기록한 점도 반도체 투심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616억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5.4% 증가했다. 이는 10월 1∼20일 기준 역대 최대 규모인데, 이번에도 일등공신은 반도체였다.
반도체 수출은 1년 전보다 222.5% 늘어난 275억달러로, 이 또한 10월 1∼20일 기준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같은 기간,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16.2%포인트 늘어나 44.7%에 달했다.
◆메타 등 빅테크 실적 대기…삼전닉스 주주환원에도 촉각
이날 국내 반도체 투 톱이 나란히 반등하긴 했지만, AI∙반도체 투심의 향방은 언제 어떻게 돌변할지 가늠키 어렵다. 일단 하이퍼스케일러 등 빅테크 실적과 가이던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주환원 세부 내용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는 22일 이른 아침 나올 메타의 3분기 실적을 확인한 뒤 또 한번 크게 출렁일 수 있다.
오는 28일 오전에는 SK하이닉스의 3분기 실적과 함께 추가 주주환원 규모와 방식이 공개될 예정이다. 배당과 자사주 매입의 배분, 실제 집행 일정이 관건으로 꼽힌다. 29일에는 삼성전자가 실적 컨퍼런스콜을 진행한다. 약 30조원의 배당 세부 내용도 같은날 이사회에서 결정된다.
여기에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 아마존 등 빅테크의 성적표도 비슷한 시기 줄줄이 공개된다.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실적은 검증 기회이자 투자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AI∙클라우드 매출 증가가 영업현금흐름으로 이어지고, 투자 계획이 유지된다면 AI 투자 재원에 대한 불안은 완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노성우 기자 sungcow@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