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장인·장모 등 직계존속을 살해하면 일반적인 살인죄보다 무겁게 처벌하는 형법 조항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합헌 결정했다.
22일 헌재는 A씨가 존속살해죄를 규정한 형법 250조 2항이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며 낸 위헌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8(합헌)대 1(위헌)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앞서 2013년 7월 같은 조항에 대해 7대 2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한 데 이어 재차 합헌 결정을 한 것이다.
형법 제250조 2항은 자기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속(직계 웃어른)을 살해한 경우 사형이나 무기징역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일반 살인죄의 최저 법정형인 징역 5년보다 무겁게 처벌한다.
앞서 A씨는 병간호하던 부친을 방치해 살인한 혐의(존속살해)로 기소돼 2022년 3월 징역 4년을 확정받았다. A씨는 재판 중 존속살해죄 조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을 했으나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자 2022년 5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헌재는 "직계존속 살해는 부모와 자녀 사이에 형성되는 특별한 유대와 신뢰관계를 근본적으로 훼손하고 가족공동체의 존립 기반을 파괴한다"며 일반적인 살인죄보다 가중처벌하는 것이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유일하게 위헌 취지 반대 의견을 낸 마은혁 재판관은 "존속살해 범죄의 범행 동기에 관한 다수의 연구에 의하더라도 해당 범죄 중에는 피해자의 학대 등 가정불화로 인한 경우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며 "가해자의 신분이 직계비속이라는 점만으로는 그 비난가능성이 직계존속 외의 사람을 살해한 경우보다 크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조은애 기자 eun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