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한은 ‘매파적 동결’…올해 최종 금리 3.5% 열려있어”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결정회의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한은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3.00%로 동결했다. 한국은행 제공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결정회의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한은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3.00%로 동결했다. 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2일 통화정책방향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3.00%로 동결했다. 지난 7월과 8월 두 차례 연속 금리를 인상한 이후 ‘숨고르기’다. 금융권은 이번 결정을 ‘긴축 기조 종료’가 아닌 ‘효과 점검을 위한 쉬어가기’로 보고 올해 최종 금리 수준과 향후 인상 경로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 동결은 시장 예상에 부합한 동결이었으나 한은은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기조를 유지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여전히 목표치(2.0%)를 웃도는 데다, 수도권 부동산 가격 및 가계부채 흐름을 면밀히 주시해야 한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평가다.

 

금융권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은 이번 동결을 통화정책의 방향 전환으로 보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박석길 JP모건 이코노미스트는 “한은이 연속 인상에 따른 누적 긴축 효과와 금융안정 리스크를 검토하기 위해 잠시 멈췄을 뿐”이라며 “물가 상방 압력과 잠재적 가계대출 불안이 잔존하는 만큼 최종 기준금리는 연 3.50~3.75% 수준까지 도달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내다봤다. 대외 변수와 내수 지표 추이에 따라 연내 또는 내년 초 추가 긴축 카드를 꺼내 들 수 있다는 시각이다.

 

하나증권은 이번 결정을 ‘예견된 매파적 동결’로 규정했다. 박준우 하나증권 연구원은 “환율 변동성과 단기 자금시장 부담을 고려할 때 3회 연속 인상은 실물경제에 지나친 하방 압력을 줄 수 있었다”면서도 “포워드 가이던스를 통해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며 시장의 과도한 완화 기대를 차단한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1월 회의에서도 물가 둔화세가 뚜렷하지 않다면 추가 인상 논의가 즉각 재개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화투자증권 역시 속도 조절에 무게를 뒀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가 3.00%에 안착하면서 본격적인 긴축 영역에 머물고 있다”며 “기업 조달비용 상승과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 취약 고리에 미치는 파급 효과를 확인할 시간이 필요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수출 호조를 바탕으로 한 경제 기초체력이 유지되고 있어, 경기 부양을 목적으로 한 금리 인하는 당분간 정책 테이블에 오르기 어려울 것”이라고 고금리 환경의 장기화를 전망했다.  

 

금융권은 향후 금통위 결정의 핵심 분수령으로 가계부채 증가세의 진정 여부와 주요국 통화정책 차별화를 꼽는다. 채권시장에서는 당분간 벤치마크 금리가 좁은 박스권 안에서 등락하며 차기 경제지표 결과를 소화해 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