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시장이 27일 앤트로픽발 훈풍에 힘입어 큰 폭으로 반등했다. 인공지능(AI) 모델 클로드 개발사 앤트로픽이 미국 나스닥 상장 절차에 공식 돌입하면서 최근 주춤했던 글로벌 AI∙반도체 투자 심리가 다시 살아날지 시장의 이목이 쏠린다. 이번 상장은 스페이스X를 넘어선 역대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코스피, 삼전닉스 급등에 3.1%↑…매수사이드카 발동
이날 코스피는 전날의 약세를 딛고 3.09% 반등한 5638.34에 장을 마쳤다. 급등장에 장 초반 유가증권시장에선 매수 사이드카가 걸리기도 했다. 코스닥지수도 2.29% 오른 743.83이다.
이날 코스피가 강세를 보인 건 앤트로픽의 기업공개(IPO) 추진 소식에 AI 투자심리가 일부 개선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앤트로픽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기업공개를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며 공식 상장 절차에 들어갔다. 앤트로픽은 이를 통해 기업 가치를 최대 2조달러(약 2700조원) 평가받아 1000억달러(약 133조원) 조달을 목표로 하는 걸로 알려졌다. 이대로라면 미 증시 데뷔 역대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이같은 소식에 이날 삼성전자(4.23%)와 SK하이닉스(5.18%) 주가가 껑충 뛰었다. 일단 28일 하이닉스, 29일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과 함께 나올 주주환원 내용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
◆코스피, 연말 랠리오나
국내 증시는 올 하반기 들어 극도로 부진한 흐름을 이어오며 상승 동력을 찾는 데 애를 먹고 있다. 다만 11월 중하순부터는 상황이 달라질 거란 전망이 증권가에서 나온다. 다음달 3일 미 중간선거와 같은달 셋째 주로 예상되는 앤트로픽 상장 이벤트를 소화하고 나면 연말 랠리도 기대해볼만 하다는 이야기다. 국내 증시에 외국인 매수세가 좀처럼 유입되지 않는 이유도 이러한 대형 이벤트를 앞둔 경계감 때문이라고 보는 시각도 같은 맥락이다.
물론 앤트로픽 상장 이벤트는 단기적으로 AI∙반도체 주가를 끌어내리는 재료가 될 수 있다.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앤트로픽의 공개 투자설명서 발표를 통해 공모 규모와 기업가치가 확인되면 기존 AI 관련주와 반도체, 대형 기술주에는 단기 수급 부담이 커질 수 있다. 기술주 펀드들이 청약을 위한 현금을 확보하고, 앤트로픽 편입에 대비해 포트폴리오 내 AI 테마에 대한 익스포져 관리 차원에서 AI 관련주 비중을 줄일 수 있어서다. 스페이스X 상장을 앞두고도 이같은 양상이 나타난 바 있다. 다만 스페이스X가 성공적으로 상장을 마치고 나선 기술주의 수급 부담이 대부분 해소됐다.
현대차증권은 “앤트로픽 주가는 AI 테마의 투자심리를 나타내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앤트로픽 주가가 상장 이후 안정적으로 우상향한다면, AI 모델의 고성장과 수익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높아져 대규모 자본지출이 정당화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이날 한국거래소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코스피 관점에서 외국인의 매도세는 미 중간선거와 앤트로픽 상장 등 빅 이벤트를 앞둔 불확실성에 있다”며 “(이벤트가 끝나는) 11월 중하순부터는 전체적인 투자심리가 살아날 수 있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노성우 기자 sungcow@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