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서 ‘시신경 이상’ 소견… 증상 없어도 초기 녹내장 확인해야

건강검진 결과지에서 ‘시신경 이상’, ‘녹내장 의심’, ‘시신경 유두 함몰 증가’ 등의 소견을 받고 정밀 검사를 위해 안과를 찾는 경우가 있다. 특별히 시야가 좁아지거나 시력이 떨어진 느낌이 없어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 쉽지만, 이는 초기 녹내장을 확인해야 하는 중요한 신호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녹내장은 시신경이 서서히 손상되면서 시야가 좁아지는 질환이다. 한 번 손상된 시신경은 회복이 어렵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해 진행을 늦추는 것이 중요하다. 문제는 초기 녹내장은 통증이나 뚜렷한 시력 저하가 거의 없고, 중심 시야가 비교적 오래 유지돼 환자가 스스로 이상을 느끼기 어렵다는 점이다.

건강검진에서 확인되는 시신경 이상은 주로 안저촬영을 통해 발견된다. 시신경 유두 함몰이 커져 있거나 양쪽 눈의 시신경 모양에 차이가 있는 경우, 망막신경섬유층이 얇아 보이는 경우 등이 대표적이다. 다만 이러한 소견이 모두 곧바로 녹내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선천적으로 시신경 모양이 다르거나 고도근시로 인해 시신경이 기울어져 보이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건강검진에서 시신경 이상 소견을 받았다면 정밀 검사를 통해 실제 녹내장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안압 검사뿐 아니라 시신경 OCT, 망막신경섬유층 두께 검사, 시야 검사 등을 함께 시행해 시신경 구조 변화와 기능적 손상 여부를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특히 한국인에게 비교적 흔한 정상안압녹내장은 안압이 정상 범위여도 시신경 손상이 진행될 수 있어 안압 수치만으로 안심해서는 안 된다.

 

초기 녹내장으로 진단되면 치료 목표는 손상된 시신경을 회복시키는 것이 아니라 남아 있는 시야를 최대한 보존하는 데 있다. 환자 상태에 따라 안압 하강 안약을 사용하거나, 필요 시 레이저 치료 등을 고려할 수 있다. 치료 여부와 강도는 시신경 손상 정도, 시야 변화, 안압 수준, 가족력과 고도근시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한다.

 

건강검진에서 이상 소견을 받았다고 해서 과도하게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증상이 없다는 이유로 검사를 미루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녹내장은 조기 발견과 꾸준한 관리가 예후를 좌우하는 질환인 만큼, 의심 소견이 있다면 정밀 검사를 통해 현재 눈 상태를 정확히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성아 SNU청안과 원장은 “건강검진에서 시신경 이상 소견을 받았다고 모두 녹내장인 것은 아니지만, 초기 녹내장을 발견하는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며 “특히 녹내장은 초기에 자각 증상이 거의 없어 시신경 OCT와 시야검사 등을 통해 구조적·기능적 변화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검진 결과를 단순 참고사항으로 넘기지 말고, 정밀 검사를 통해 녹내장 여부와 향후 관리 방향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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