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S모닝] 뇌졸중 뒤 멀쩡한 쪽도 아프다면… “몸 절반에 일 몰아주지 마세요”

오른손이 하던 일을 왼손이 모두 떠맡는다. 식사도, 옷 입기도, 지팡이를 짚는 일도 한쪽 몫이다. 뇌졸중으로 편마비가 생긴 환자의 일상이다. 마비되지 않은 팔다리는 당장의 생활을 지탱하는 버팀목이지만, 부담이 쌓이면 이쪽에도 통증이 찾아올 수 있다. ‘움직일 수 있는 쪽’이라고 해서 무리해도 되는 것은 아니다.

 

오는 29일 ‘세계 뇌졸중의 날’을 맞아 일산자생한방병원 배영현 원장에게 편마비 이후 놓치기 쉬운 척추·관절 관리법을 물었다.

 

배 원장은 “뇌졸중 재활은 마비된 기능을 되찾는 동시에 남아 있는 건강한 기능을 오래 지켜내는 과정”이라며 반대쪽 팔다리의 통증도 함께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자생한방병원 제공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자생한방병원 제공

-뇌졸중 이후 마비되지 않은 쪽에도 통증이 생기는 이유는.

 

“편마비가 생기면 마비되지 않은 팔다리에 의존하는 시간이 늘어난다. 오른팔이 불편하면 왼손으로 식사하고 옷을 입으며, 한쪽 다리에 힘이 빠지면 반대쪽 다리에 체중을 실어 걷는다.

 

마비된 쪽을 ‘환측’, 마비되지 않은 쪽을 ‘건측’이라고 하는데, 이처럼 건측을 지나치게 사용하는 것을 ‘건측 과사용’이라고 한다. 이러한 움직임이 반복되면 어깨와 허리, 무릎 등에 부담이 쌓여 통증이 생길 수 있다.”

 

-지팡이를 짚는 손과 팔도 살펴야 하나.

 

“지팡이는 보행을 돕지만 걸음을 옮길 때마다 이를 쥔 손목과 팔꿈치에 체중이 실린다. 압박이 반복되면 손가락이 저리거나 감각이 둔해지는 등 말초신경 이상이 나타날 수 있다. 지팡이를 사용하는 팔이라고 해서 통증을 당연하게 여겨서는 안 된다. 사용 중 저림이나 감각 변화가 생긴다면 상태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허리와 골반에는 어떤 부담이 생기나.

 

“마비되지 않은 다리에 체중을 싣고 걷다 보면 보행이 비대칭적으로 바뀐다. 몸이 한쪽으로 기울면서 허리와 골반 주변 근육의 부담이 커지고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마비된 팔다리의 움직임뿐 아니라 앉고 서는 자세, 걸을 때 체중이 어느 쪽에 실리는지도 함께 살펴야 한다.”

 

-뇌졸중 후 나타나는 ‘경직’도 영향을 주나.

 

“경직은 신경계 손상으로 근육의 긴장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증상이다. 다리를 자연스럽게 구부리거나 펴기 어렵고 발목 움직임도 제한될 수 있다. 이 때문에 한쪽 다리를 바깥으로 휘돌리며 걷는 등 보행 방식이 달라진다. 이러한 움직임이 지속되면 척추와 골반 주변의 불균형과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재활 과정에서 근골격계 통증을 함께 관리해야 하는 이유는.

 

“어깨나 허리, 무릎이 아프면 재활 운동을 미루기 쉽다. 활동량이 줄면 근력이 떨어지고 낙상 위험도 커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마비된 쪽의 회복만큼이나 몸을 대신 지탱하는 쪽의 기능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통증 때문에 운동을 지속하기 어려워지기 전에 원인을 살피고 관리해야 한다.”

 

-통증 치료는 어떻게 접근하나.

 

“마비된 부위만 보지 않고 몸 전체의 균형과 통증을 함께 살피는 접근이 필요하다. 한의진료에서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침·약침, 추나요법, 한약 처방 등을 고려한다. 다만 뇌졸중 이후에는 운동 기능과 경직 정도, 통증 양상이 환자마다 다른 만큼 개별 상태를 평가해 치료와 재활 계획을 세워야 한다.”

-집에서 운동할 때 주의할 점은.

 

“몸의 좌우 균형을 살피면서 가능한 범위에서 천천히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척추 주변 근육은 몸이 한쪽으로 기울지 않도록 지탱하는 역할을 하지만, 편마비 환자는 좌우 힘의 차이가 커질 수 있다.

 

특정 동작을 무리하게 따라 하기보다 자신의 운동 기능에 맞게 진행해야 한다. 균형을 잡기 어렵다면 보호자의 도움을 받는 것이 안전하다.”

 

-환자와 보호자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마비된 팔다리의 회복에 집중하다 보면 그동안 몸을 대신 지탱해 온 반대쪽 어깨와 허리, 무릎의 통증은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경우가 많다. 이런 통증을 방치하면 재활 운동을 지속하기 어려워지고 회복도 더뎌질 수 있다. 뇌졸중 재활은 마비된 기능을 되찾는 과정인 동시에 남아 있는 건강한 기능을 오래 지켜내는 과정이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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