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체중인데 바지는 왜 안 맞을까… 지방만으로 설명 안 되는 몸의 변화

체중계 숫자는 지난해와 비슷한데 즐겨 입던 바지의 단추가 쉽게 잠기지 않는다. 허리는 맞지만 허벅지가 끼거나, 아침에는 편했던 바지가 저녁이면 유독 답답해지기도 한다. 몸무게가 늘지 않았는데 옷이 불편해졌다면 무엇부터 살펴야 할까.

 

체중은 몸 전체의 무게를 보여줄 뿐 지방과 근육의 비율, 지방이 쌓인 위치까지 알려주지는 않는다. 바지 착용감도 지방량뿐 아니라 근육량과 복부 팽만 등의 영향을 받는다. 옷이 낀다는 이유로 살이 쪘다고 판단하기보다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같은 체중이 반드시 같은 체형을 뜻하지는 않는다. 근육이 줄고 지방이 늘면 전체 몸무게에는 큰 차이가 없어도 몸의 둘레와 윤곽이 달라질 수 있다. 같은 무게일 때 지방이 근육보다 차지하는 부피가 크기 때문이다.

 

반대 상황도 있다. 하체 근력운동을 꾸준히 하면서 허벅지와 엉덩이 근육이 발달했다면 바지가 이전보다 끼더라도 이를 지방 증가로 단정하기 어렵다. 체중이나 바지 사이즈 하나만으로 몸 상태를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다.

 

지방이 쌓이는 위치도 영향을 미친다. 전체 체중의 변화가 크지 않더라도 복부에 지방이 집중되면 허리둘레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폐경 이행기에는 지방량과 분포가 변하면서 과거와 비슷한 체중에서도 허리 주변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

 

바지가 불편해지는 시간과 동반 증상도 중요한 단서다. 아침에는 괜찮다가 식사 후나 저녁에 허리가 답답해진다면 복부 팽만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장내 가스나 변비, 음식 불내증 등은 배가 부풀고 더부룩해지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생리 주기에 따라 복부 팽만을 경험하기도 한다. 하루 사이 달라지는 배의 크기를 곧바로 지방이 늘어난 결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이선호 대표병원장
이선호 대표병원장

비슷한 시간과 조건에서 허리둘레를 재고 식사·배변 상태를 함께 기록하면 변화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특정 음식을 먹은 뒤 반복되는지, 배변 후 불편감이 줄어드는지 등을 확인하는 방식이다.

 

복부 팽만이 자주 반복되거나 사라지지 않는다면 진료를 통해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 의도하지 않은 체중 감소나 혈변이 동반되는 경우에도 체형 문제로만 넘기지 않아야 한다.

 

원인에 따라 관리 방향도 달라진다. 근육량의 변화가 관여했다면 운동과 영양 상태를 살피고, 복부 팽만이 반복된다면 소화기 증상에 대한 평가가 우선이다. 반면 특정 부위에 쌓인 피하지방이 옷맵시를 바꾸는 주된 요인이라면 해당 부위의 지방량과 분포를 평가해 체형 개선 방법을 검토할 수 있다.

 

지방흡입도 이 과정에서 고려할 수 있는 선택지다. 전반적인 체중 감량보다는 복부 허벅지 팔뚝 등 특정 부위의 피하지방을 제거해 윤곽을 다듬는 데 목적이 있다. 같은 부위라도 피부 탄력과 처짐 정도에 따라 기대할 수 있는 변화가 다른 만큼 개인 상태를 함께 살펴야 한다.

 

글로벌365mc대전병원 지방줄기세포센터 이선호 대표병원장은 “체형 개선은 몸의 변화를 일으킨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는 데서 시작한다”며 “특정 부위의 피하지방이 고민이라면 지방흡입을 통해 해당 부위의 볼륨과 윤곽을 다듬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체중계 숫자만으로 목표를 정하기보다 지방 분포와 근육량, 피부 탄력을 함께 살펴야 한다”며 “평소 불편했던 부위와 최근 체중·생활습관의 변화를 충분히 상담하면 자신에게 적합한 방법을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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