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무너져가는 지역과 필수의료를 살리기 위해 연간 2조7000억원의 재정을 전격 투입한다. 반면 과보상 지적을 받아온 컴퓨터단층촬영(CT)·자기공명영상(MRI)와 혈액검사 등 검체 검사 수가는 2조6000억원 규모를 삭감하기로 했다.
보건복지부는 28일 제19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건강보험 수가 구조 혁신 이행 방안’을 의결했다. 이는 지난 6월 발표한 3조6000억원 규모의 필수 의료 투자 계획 중 2조 7000억원에 대한 구체적 시행안을 확정한 것으로 고시 개정을 거쳐 내년 1월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이번 개편으로 진찰료와 10년 넘게 동결됐던 입원료가 오를 전망이다. 동네 의원의 초진 진찰료는 현행 1만8840원에서 1만9980원으로 6% 인상되며, 재진은 4% 오른다.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의 초·재진료도 2%씩 상향된다. 일반 병실 입원료는 7%, 중환자실은 10% 인상되고 간호 인력 투입 수준에 따른 가산도 확대된다.
중증·응급 환자 진료 보상도 대폭 강화된다. 종합병원급 이상에서 시행하는 중증 수술·시술 1670개 항목의 수가를 20% 인상하고, 전신마취 수가도 최대 50%까지 올린다. 야간·휴일 응급 입원 환자에 대한 처치 가산율은 50%로 상향되며, 야간 수술 가산은 기존 100%에서 150%로 확대된다.
이와 함께 지역 의료 격차 완화책도 포함됐다. 비수도권과 수도권 취약지 종합병원급의 2740개 수술·처치 항목에 10% 지역 가산을 신설한다. 야간·휴일에 응급 중증 수술을 할 경우 각종 가산이 중첩 적용돼 최대 470%까지 보상받을 수 있다. 인구 감소 지역 86개 시·군·구 의료기관에는 진찰료와 입원료에 각각 5%의 추가 가산이 붙는다.
분만과 소아 진료 지원 역시 확대된다. 임신·분만 관련 210개 수술 수가를 20% 인상하고 고위험 분만 가산은 최대 200%까지 늘린다. 소아 진찰료 가산 연령은 기존 6세 미만에서 8세 미만으로 넓히고, 6세 미만 중증 수술에는 50%를 추가 가산한다.
반면 비용 대비 수익률이 150%를 초과하는 검체 검사와 영상 검사는 수가를 대폭 낮춘다. 검체 검사 수가 조정으로 1조7000억원, 위탁관리료 폐지로 2000억원, CT·MRI 조정으로 7000억 원 등 총 2조6000억원을 절감한다. 다만 중증·응급 진료에 필수적인 검사는 조정 대상에서 제외된다. 검체 검사 위탁 체계도 손질해 할인 경쟁을 막고 질 관리 성과에 따라 차등 보상하기로 했다.
한편,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는 마약류 중독환자 치료 지원 시범사업을 내년 1월부터 추진하고, 어린이 재활의료기관 시범사업을 3년 연장해 대상 기관을 68곳까지 확충하기로 했다. 복지부는 “수가 혁신은 지역·필수의료 강화를 위한 필수 단계로 차질 없는 이행을 위해 지속 관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