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로 향하는 K-산업] 국가가 쏘아 올린 우주 산업, 민간의 성장판 열어야

지난 7일 전남광주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누리호가 5차 발사돼 우주로 향하고 있다. 항우연 제공
지난 7일 전남광주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누리호가 5차 발사돼 우주로 향하고 있다. 항우연 제공

 스페이스X의 등장은 국가 주도로 발전해 온 우주 산업을 민간 영역에서의 경쟁으로 확장하는 시작점이 됐다. 우리나라도 최근 누리호의 5차 발사까지 성공하며 발사체 신뢰도를 한층 끌어올렸고, 이를 민간으로 이양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민간 기업이 우주 산업의 주체로 활약하는 뉴스페이스로의 전환이다. 발사체의 부품과 기체, 발사대 등을 제조하는 것을 넘어 위성, 방산까지 밸류체인이 광범위한 만큼, 산업계가 기대하는 바도 크다. 전문가들은 전환기에 놓인 한국 우주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선 서비스 경험을 통해 신뢰도를 확보하고 정부 차원의 지원도 지속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진정근 카이스트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민간 업체들까지 누리호 제작과 발사 임무에 참여하는 등 속도와 기술 측면에서 우리나라의 우주 산업은 빠르게 발전 중이고, 누리호를 다섯 번째 발사하면서 신뢰도도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진 교수는 “현재는 국가주도로 개발된 발사체를 민간으로 전환하는 단계”라며 “누리호는 국가 정부연구소에서 개발을 맡았는데, 산업 초기에는 민간 입장에서 투자를 하기 쉽지 않다. 이것은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서비스가 민간 시장으로 완전히 넘어온 사례는 많지 않다”며 “유럽의 아리안스페이스도 유럽우주국(ESA)에서 개발한 발사체를 운영하는 방식”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아직 이전 단계이긴 하지만 경제성이 나오려면 많은 발사를 하고, 서비스를 해야 한다”며 “그 단계에 도달하려면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고 봤다.

 

 정부는 지난해 발표한 대한민국 우주항공 산업육성 전략을 통해 2035년 글로벌 우주항공 시장 점유율 3%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진 교수는 “이는 단순히 발사체가 아닌 위성, 드론 등 여러 밸류체인을 포함한 것”이라며 “국내에서 개발해서 사용하며 헤리티지를 쌓아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지원에 대한 민간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었다. 박재필 나라스페이스 대표는 “우리나라는 정부와 연구기관을 중심으로 발사체와 위성 개발 역량을 축적해왔고, 이제는 그 기술적 성과를 민간기업의 사업과 시장으로 연결해 나가는 전환기에 있다”고 진단했다. 나라스페이스는 위성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우주 전문 기업이다.

 

 박 대표는 “당사와 같은 민간기업이 직접 위성을 개발·운용하고 지상에서 개발한 다양한 장비와 기술의 성능을 실제 우주환경에서 검증하고 있다”며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기술의 성능과 신뢰성을 높이고 향후 더 다양한 우주 개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역량을 넓혀가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에서도 세계적인 민간 우주 기업이 나올 수 있다”면서도 “스페이스X와 같은 규모의 기업이 탄생하려면 기업의 기술 혁신과 함께 초기 시장을 만들어주는 환경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박 대표는 “스페이스X 역시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의 협력을 통해 성장 기반을 확보했다”며 “우리나라도 연구개발 지원에 그치지 않고 정부가 민간기업의 위성과 데이터를 구매하는 고객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기업이 반복적으로 실적을 쌓을 수 있도록 예측 가능한 수요를 만들어주고, 기업은 이를 원가 절감과 품질 향상, 해외 매출 확대로 연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