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아플랜건축사무소가 설계한 ‘유한양행 윌로우하우스’가 ‘2026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 대상(대통령상)과 ‘제15회 서울특별시 좋은빛상’을 수상하며 2관왕에 올랐다고 밝혔다.
시아플랜건축은 지난해 ‘e편한세상 고덕 어반브릿지’로 ‘2025 한국건축문화대상’ 대상(대통령상)을 받은 데 이어 올해도 대통령상을 수상하며 2년 연속 대통령상 수상 기록을 세웠다.
올해 21회를 맞은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에는 전국 지자체와 공공기관, 민간 등에서 52개 작품이 접수됐으며 서류 및 현장 심사를 거쳐 6개 작품이 최종 선정됐다. 심사위원회(위원장 김인희)는 윌로우하우스에 대해 장소가 주는 압도감과 붉은 벽돌이 간직한 역사성, 시민을 향한 공공공간의 진정성이 깊은 감동을 줬다고 평가했다. 특히 기업이 보유한 건축유산을 철거하지 않고 시민에게 개방한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윌로우하우스는 창립 100주년을 맞은 유한양행이 1962년 서울 대방동에 건립한 구사옥을 리모델링한 복합문화시설이다. 창립자 유일한 박사의 정신과 지난 100년의 역사를 기념하면서 지역 주민의 일상이 머무는 공간으로 조성됐다.
시아플랜건축은 건물의 물성과 시간에 주목해 설계를 진행했다. 노량진로를 따라 약 100m 길게 놓인 매스는 전시동으로, 본사와 맞닿은 매스는 카페와 레스토랑, 다목적홀을 갖춘 지역상생동으로 구분해 기념과 일상이 한 건축 안에서 공존하도록 했다. 구조안전진단 결과 철거가 불가피했던 C동 자리에는 철거 과정에서 수습한 벽돌을 재사용한 메모리얼 초화정원을 조성하고, 그 아래 유한양행의 다음 100년을 기약하는 타임캡슐을 묻었다. 지상 주차장이던 남측 대지는 지하 1층과 직접 연결되는 선큰정원으로 바꿔 두 동을 연결하는 중심 공간이자 새로운 진입 공간으로 만들었다.
기존 건축물의 구조와 입면에도 변화가 적용됐다. 낮은 층고와 작은 실로 나뉜 공간은 슬래브와 보, 기둥을 선택적으로 철거해 두 개 층을 하나의 볼륨으로 통합했으며, 부재별 구조보강과 기초보강을 병행했다. 본사와 구사옥 사이 공개공지 하부에는 지하주차장을 증축하고, 기존 벽돌 매스 위에는 한 개 층 규모의 투명한 증축부를 더했다. 이를 통해 새 건축과 옛 건축을 구분하면서도 하나의 건축물로 읽히도록 했다.
오랫동안 드라이비트 마감에 가려졌던 붉은 벽돌은 기존 마감을 걷어내고 줄눈을 새로 정비해 본래의 모습을 되찾았다. 창을 막거나 새로 쌓아야 하는 부분에는 원형과 가장 유사한 벽돌을 사용했으며, 새 벽돌과 옛 벽돌 사이에 남은 색과 질감의 차이는 건물이 지나온 시간의 흔적으로 남겼다. 외벽 기둥과 인방은 과거 청사진에 기록된 마감 방식인 ‘아라이다시’로 복원했으며, 여러 차례 현장 테스트를 거쳐 기존 질감을 원형에 가깝게 재현했다.
양희범 시아플랜건축 CEO는 “리모델링은 새로운 것을 덧붙이는 일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시간을 오늘의 공간 언어로 다시 읽는 일이라고 생각했다”라며 “벽돌 한 장, 줄눈 하나에 쌓인 시간을 지키면서 시민에게 열린 공간으로 만들고자 한 노력을 인정해 주셔서 기쁘다”라고 말했다.
시아플랜건축은 최근 주요 건축·디자인상에서도 수상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둔촌 현대 1차 리모델링(더샵둔촌포레)’은 ‘2025 한국리모델링건축대전’ 대상(국토교통부 장관상)을 받았다. ‘e편한세상 고덕 어반브릿지’는 ‘2025 한국건축문화대상’ 대상(대통령상)과 ‘제43회 서울특별시 건축상’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2관왕을 기록했다. ‘전주역사’ 역시 독일 ‘레드닷 어워드(Red Dot Award)’ 본상과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한국디자인진흥원이 주관하는 ‘굿 디자인(Good Design)’ 공간·환경디자인 부문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을 받았다. 올해 윌로우하우스의 대통령상과 좋은빛상까지 더해지면서 리모델링, 주거, 교통 인프라, 문화시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상작을 배출했다.
한편 시아플랜건축은 상업·업무·문화·교통·주거 분야에서 축적한 설계 경험을 바탕으로 기존 건축의 가치를 읽어내는 설계 역량을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황지혜 기자 jhhwa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