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 64억달러 해킹에…글로벌 코인 거래소 보안 강화

사진은 최근 서울 시내 시중은행 ATM 기기 모습. 뉴시스
사진은 최근 서울 시내 시중은행 ATM 기기 모습. 뉴시스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약 64억달러 규모의 해킹 사고가 발생하자 글로벌 거래소들이 보안 체계 점검에 착수했다. 대규모 자금 유출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업계 차원의 공동 대응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거래소 코인베이스는 가상자산 거래에 필요한 개인키를 오프라인에 보관하는 시스템을 조정했다. 회사 측은 “예방 차원의 조치”라고 설명했다. 개인키를 외부 네트워크와 분리하면 원격 침입에 따른 탈취 위험을 줄일 수 있다.

 

크라켄도 다른 거래소에서 발생한 보안 사고를 분석하고 자체 시스템의 취약점을 점검하고 있다. 전담 조직이 매일 잠재적 위험 요소를 살피고 있다는 설명이다. OKX는 사고 발생 즉시 정보를 공유하고 도난 의심 자산의 동결을 공조하는 실시간 경보 체계 도입을 촉구했다.

 

바이낸스는 지난 29일 해킹 발생 직후 출금을 중단하고 피해액을 회사 자금으로 전액 보전하겠다고 밝혔다. 협력업체들과 함께 동결한 피해 자산은 약 30억달러다. 전체 유출 규모의 절반에 못 미친다.

 

침입 경로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바이낸스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의 노트북이 침해됐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이후 추가 침입 정황도 포착했다. 공격자가 흔적을 지우는 프로그램을 사용해 조사가 지연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TRM랩스와 체이널리시스는 북한 연계 조직의 소행일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업계에서는 개인키 보호만으로 대형 해킹을 막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거래소가 거래 중개와 고객 자산 보관을 함께 담당하는 데다 서명 권한과 자동 처리 시스템, 외부 업체 등이 복잡하게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직원에게 접근 권한을 넘기도록 유도하는 사회공학적 공격에 대비한 교육도 강화할 방침이다.

 

해킹 여파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가격도 하락했다. 미국 금융당국이 디지털 자산의 제도권 편입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잇단 보안 사고가 투자 확대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가상자산업체 GSR은 거래소 한 곳의 피해가 업계 전체의 재무적 손실로 번질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크리스 퍼킨스 프랭클린템플턴 가상자산 부문 책임자는 “가상자산이 잠재력을 온전히 실현하려면 보안 문제를 즉각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디지털 자산의 제도권 금융 편입이 속도를 내는 가운데 이번 사고가 기관투자자 신뢰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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