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수급자가 800만명을 넘어섰다. 하지만 10명 중 7명은 매달 60만원도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국민연금공단 ‘국민연금 공표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한 번 이상 연금을 받은 수급자는 806만2142명으로 집계됐다. 노령·장애·유족연금과 일시금 수급자를 모두 합한 수치로 이 기간 동안 연금을 받다 사망한 사람도 포함됐다.
수급자는 2015년 402만8671명으로 처음 400만명을 넘어선 뒤 2020년 558만8154명, 2024년 737만2039명, 지난해 790만2646명으로 늘어 11년 만에 두 배가 됐다. 국민연금연구원은 수급자가 2028년 약 900만명, 2030년 약 1006만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2028년에는 노령연금 수급 개시 연령이 63세에서 64세로 늦춰지면서 증가세가 잠시 둔화될 전망이다. 올해 지급될 연금 총액은 약 56조원으로 추산된다.
문제는 급여 수준이다. 지난 7월 기준 수급자 786만3299명 가운데 월 수령액 20만~40만원 미만이 299만1230명(38.0%)으로 가장 많았다. 40만~60만원 미만은 166만6760명(21.2%), 20만원 미만도 53만5279명(6.8%)이었다. 60만원 미만 수급자가 519만3269명으로 전체의 66.0%를 차지한다. 60만원 이상을 받는 수급자는 267만30명(34.0%)에 그쳤다.
졍치권에서는 여야가 지난해 3월 보험료율을 9%에서 13%로, 소득대체율을 40%에서 43%로 올리는 모수개혁에 합의했다. 그러나 이는 첫걸음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많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가 지난 9월 구조개혁 논의에 본격 착수했지만 재정안정장치 도입, 수급 개시 연령 조정 등 굵직한 과제가 남아 있다.
전문가들은 연금액을 끌어올리려면 실제 보험료를 낸 기간부터 늘려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혜진 국민연금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6월 “정책의 무게중심을 가입자 수 확대에서 실제 가입기간 연장으로 옮기고 실업자·가족돌봄자 등에 대한 크레딧을 넓혀야 한다”고 제언했다.
재정 지속가능성도 풀어야 할 숙제다. 김학주 동국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지난 9월 연금개혁 정책토론회에서 “소득대체율 43%를 지급하기 위해 필요한 수지균형 보험료율은 21.2%에 달하지만 보험료율은 13%로 정해졌다”며 저부담·고급여 구조를 근본 원인으로 꼽았다. 이어 “수급 개시 연령을 먼저 올린 뒤 부채가 자산을 넘어서면 급여를 자동 조정하는 장치를 도입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양재진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보험료율 13%를 유지하되 수급 개시 연령을 68세로 늦추고 국고 투입 시점을 앞당겨 기금이 바닥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노후소득 보장’과 ‘재정 안정’이라는 두 과제를 함께 풀 구조개혁 논의가 속도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