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에이터 밸류체인의 가능성을 미리 알아본 레페리가 이번에는 인공지능(AI) 크리에이터 시대의 도래를 알려 주목받고 있다.
3일 레페리에 따르면 최인석 레페리 의장은 최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아마존 주최 K-뷰티 글로벌 컨퍼런스 ‘아마존 뷰티 인 서울’에 연사로 올라 “2027년부터 인공지능(AI) 크리에이터가 본격적으로 상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의장은 ‘AI를 활용한 글로벌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주제로 한 세션에서 K-뷰티의 글로벌 확장이 크리에이터 산업의 구조를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설명했다. 그러면서 휴먼 크리에이터에 이어 AI 크리에이터가 새로운 마케팅 주체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레페리는 TV와 잡지가 뷰티 정보의 중심이던 2014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유튜브 뷰티 크리에이터를 사업화했다. 그리고 현재 뷰티 크리에이터는 브랜드 마케팅의 핵심 채널로 자리 잡았다.
최 의장은 “기술이 미디어를 바꾸는 시점마다 새로운 크리에이터가 나타났다“며 “유튜브가 뷰티 크리에이터라는 새로운 직업을 만들었다면, 생성형 AI는 AI 크리에이터라는 새로운 종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12년 전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그랬듯, AI 크리에이터는 2027년부터 브랜드 마케팅 현장에서 본격적으로 쓰이기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 의장은 한국이 AI 크리에이터 활용을 이끌 수밖에 없는 이유로 K-뷰티의 글로벌화를 꼽았다. 미국, 일본, 유럽, 동남아 등 진출하는 나라마다 현지 소비자에게 맞는 모델, 연출, 언어로 콘텐츠를 따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최 의장은 “K-뷰티가 세계로 나갈수록 나라마다 최적화된 콘텐츠를 끊임없이 만들어 내보내야 한다“며 “이 물량을 사람의 촬영과 섭외만으로 감당하기는 어렵다. 한국 뷰티 업계에 AI 크리에이터는 선택이 아니라 불가피한 길이고, 그래서 한국이 AI 크리에이터를 가장 먼저, 가장 잘 활용하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최 의장은 AI 크리에이터가 휴먼 크리에이터를 대체하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휴먼 크리에이터는 직접 써 보고 전하는 리뷰로 소비자의 신뢰를 만들고, AI 크리에이터는 여러 나라에 브랜드 소식을 빠르고 넓게 전하는 역할을 맡는다는 것이다.
최 의장은 “앞으로의 경쟁력은 AI 크리에이터를 쓰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휴먼 크리에이터와 AI 크리에이터를 어떻게 조합해 성과로 연결하느냐에서 갈릴 것“이라며 “두 크리에이터의 역할을 나누고 시너지를 설계하는 것이 상용화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AI 크리에이터의 화질과 현실성에 대한 의구심에는 유튜브 초창기 사례를 들어 답했다.
최 의장은 “처음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등장했을 때 사람들은 방송 프로그램과 비교하며 ‘그 화질과 편집 수준으로 어떻게 방송을 대체하느냐’고 물었다“며 “하지만 젊은 세대는 그것을 더 빠르고 가깝게 와닿는 새로운 콘텐츠로 받아들였고, 1년도 안 돼 뷰티 브랜드와 시청자 모두가 대세로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AI 크리에이터에게서 느끼는 어색함과 낯섦도 새로운 혁신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감정“이라며 “글로벌 젊은 세대는 앞으로 2~3년 안에 AI 크리에이터를 완전히 새로운 콘텐츠로 받아들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 의장은 또 “생성형 AI의 발전 속도를 보면 SNS 콘텐츠는 1년 안에 충분히 대체 가능한 수준에 이를 것이고, 업계에서는 이미 영화나 드라마까지 대체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며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자리 잡는 데 몇 년이 걸렸다면, AI 시대의 변화는 그 속도가 이전과 전혀 다르다“고 분석했다.
이어 “모두가 AI 크리에이터에 익숙해진 뒤에 진입하면 그때는 이미 늦다“며 “브랜드들이 지금부터 AI 콘텐츠를 직접 써 보고 자기만의 활용 방식을 만들어 둬야 한다“고 부연했다.
레페리는 이번 컨퍼런스에서 생성형 AI 콘텐츠 플랫폼 ‘LCMD STUDIO’를 공개했다. LCMD STUDIO는 수백 명 규모의 AI 모델·인플루언서 캐스팅을 제공하는 생성형 AI 비주얼 스튜디오로, 브랜드가 국가별 마케팅 콘텐츠를 직접 만들 수 있도록 돕는다. 레페리는 LCMD STUDIO를 통해 기업이 자체적으로 생성형 AI를 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AI 크리에이터를 활용한 글로벌 마케팅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