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진하는 실거주 중심의 부동산 세제개편안을 놓고 전문가들의 평가가 엇갈렸다. 비거주 주택 보유자에게 세 부담을 집중하는 것은 공정과세 원칙에 어긋난다는 비판과 주택 수보다 가액과 실거주 여부를 중시하는 개편 방향이 타당하다는 의견이 맞섰다.
3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가 개최한 정부 세제개편안 공청회에서 김우철 한국재정학회장은 “정부가 이번 개편안을 공정과세 개혁이라고 표현했지만 정당화되기 매우 어렵다”며 “비거주자를 징벌적으로 과세하는 중대한 기준 변화에도 관련 연구 결과나 정책 공청회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동일한 주택이라면 거주 여부에 따른 재산상 편익에 차이가 없다며 전근·취학·요양 등을 과세 예외 사유로 두는 것 자체가 실거주 여부를 담세력의 기준으로 삼기 어렵다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도 이번 개편안을 “국민을 향한 국가의 세금 폭력 실험”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보유세 인상과 함께 취득세·양도세를 낮춰 주택 매물이 시장에 나오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강성훈 한양대 정책학과 교수는 “주택 수보다 주택 가액과 실제 거주 여부를 중시하는 방향은 납세자의 담세력을 보다 적절히 반영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보유세 부담이 임대료에 전가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과세 형평성과 제도의 예측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종현 한국조세재정연구원 본부장 역시 주택 수에 따라 세 부담이 달라지는 현행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정부안의 방향성에 동의했다. 다만 단계적 시행 과정에서 임대료와 거래량 변화를 살펴 제도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한편 이날 공청회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전날 시정연설에서 국채 순증가분이 거의 없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도 공방이 벌어졌다.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이 내년도 국채 순증가분 96조3000억원을 거론하며 문제를 제기하자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올해보다 순증가분이 약 12조원 줄어든다는 취지의 발언이었다고 설명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