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석열 전 대통령이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향후 대법원에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최종 확정될 경우, 국민의힘은 대선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보전받았던 대통령 선거비용 397억원을 반환해야 한다.
서울고등법원 형사2-1부(백승엽·황승태·김영현 고법판사)는 4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의 항소심 선고 공판을 열고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며 1심과 동일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앞서 윤 전 대통령은 2012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중수1과장 시절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에게 대검 중수부 출신 이남석 변호사를 소개해 줬음에도, 제20대 대선 기간인 2021년 12월 14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변호인을 소개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허위 사실을 발언한 혐의로 기소됐다.
윤 전 대통령은 2022년 1월 17일 언론 인터뷰에서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만난 적이 없고, 당 관계자 소개로 인사만 나눴을 뿐 부인 김건희 여사와 함께 만난 사실은 없다고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도 받았다. 사건을 수사한 김건희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실제로 윤 전 서장에게 이 변호사를 소개해 줬으며, 김 여사의 소개로 전씨를 만나 10년 이상 인연을 이어온 것으로 조사했다.
재판부는 양형 이유에서 “피고인이 윤우진에게 변호사를 소개했는지 여부는 공직자로서 도덕성과 공정성을 판단함에 있어 중요한 정보였는데도 허위사실을 공표해 죄질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말했다. 건진법사 전성배씨 관련 발언에 대해서는 “피고인은 전성배와의 친분을 형성한 경위와 배우자와 그를 함께 만났는지에 관해 자신이 직접 경험해 명확히 알고 있었을 것임에도 허위사실을 공표해 비난가능성이 크다”고 질책했다.
이어 “국정 최고책임자인 대통령을 선출하는 선거에서 정당 추천 후보자로서 올바른 판단을 할 자료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고 볼 수 있는 피고인이 선거 과정에서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며 “선거인의 올바른 선택권이 침해됐고 선거 공정성과 절차 적법성은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현행 공직선거법상 대선 후보자가 당선되거나 15% 이상 득표하면 선거비용 전액을 보전받는다. 다만 선거범죄로 벌금 100만원 이상형이 확정되면 당선이 무효가 되고, 해당 후보를 추천한 정당은 보전받았던 선거비용을 반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만일 윤 전 대통령의 당선무효형이 대법원에서 확정될 경우 국민의힘은 당시 보전받았던 선거비용 397억원을 반환해야 한다.
한편 윤 전 대통령 측은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 판단을 받겠다는 입장이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선고 직후 “항소심 판결에 부당한 점이 많다”며 대법원에 상고하겠다고 밝혔다.
주다솔 기자 giveso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