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하는 이른바 ‘블루 쓰나미’가 현실화하면서 미 관세·통상정책 등의 변화가 국내 산업계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한국시간 5일 오후 3시30분 기준 현재 상원에선 민주당이 54석, 공화당이 44석, 하원에서 민주당이 240석, 공화당이 147석을 확보한 상태다. 내년 1월 초 새 의회가 출범 후 민주당이 장악한 의화와 트럼프 행정부 간 정책 대결이 예상된다.
향후 미국의 산업정책 변화에 따라 국내 산업계에도 업종별 희비가 엇갈릴 공산이 커졌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는 최근 내놓은 ‘2026 미국 중간선거 결과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초당적인 협력이 예상되는 분야에선 한국 기업에 새로운 기회가 열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조선업은 초당적 협력이 기대되는 대표적인 업종이다. 미국 조선업 재건과 대중국 견제는 미국 정계의 공통 관심사다. 미 양당은 미국 조선업 재건을 위한 법안을 공동 발의했고, 한국 등 우방국 조선소 투자 보조금과 선박 건조 지원을 골자로 하는 하원 국방수권법안(NDAA)이 연말 국회 문턱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풍력이나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산업도 수혜가 예상된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3월 신재생에너지 세액공제 복원 및 송전망 투자 확대 등을 골자로 한 에너지요금 구제법을 발의했다. 민주당의 입김이 거세지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외면했던 신재생에너지 정책이 다시 힘을 받을 것으로 기대섞인 전망이 나온다.
반면 반도체 산업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민주당은 그간 막대한 전력·용수 소비와 환경 문제 등을 이유로 AI 데이터센터에 대한 규제를 주장해왔다. 텍사스와 조지아, 오하이오 등 주요 데이터센터 거점에서도 데이터센터 건설 규제를 주장한 민주당 후보들이 주지사에 당선됐다.
AI 데이터센터 건설 규제가 강화되면 빅테크들의 투자 전략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빅테크들의 투자 규모가 줄어들고 속도가 늦어지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메모리 수요에도 여파가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톰 오를릭 블룸버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금융투자협회가 ‘2026 미국 중간선거 및 거시 전망’을 주제로 진행한 웨비나에서 “미국 데이터센터 건설 관련 한국 반도체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며 “이미 진행 중인 주문에 영향을 미치지 않겠지만, 미래 수익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방산업에도 긴장감이 돌고 있다. 이번 선거 결과만으로 국내 방산 수출 환경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지만, 민주당이 의회 주도권을 확보한 뒤 국방비 삭감에 나선다면 일부 사업에 간접적인 여파가 있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조성대 한국무역협회 통상연구실장은 “국방비 예산이 감액되면 국내 방산업계도 일부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 재개라는 호재를 기대해 볼 수 있다. 민주당 의회가 우크라이나 직접 지원 재개를 추진한다면 우리 방산업계는 낙수효과를 누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