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 다수당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와 대미 투자 압박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의회의 견제가 강화되더라도 미국 우선주의에 기반한 통상정책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무역협회는 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법무법인 광장과 공동으로 ‘미 중간선거 결과와 한미 통상관계 전망 세미나’를 개최했다. 행사에는 무역업계와 유관기관 관계자 100여명이 참석했다.
지난 4일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의 상·하원 동시 다수당 확보가 유력해지면서 트럼프 행정부 임기 후반에는 분점정부가 형성될 전망이다.
이날 하상응 서강대 교수는 트럼프 행정부가 의회를 우회해 정책을 추진해 온 점을 들어 선거 결과가 정책 기조에 큰 변화를 가져오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허윤 서강대 교수는 의회와 행정부 간 갈등이 심화되더라도 통상 압박은 계속될 것으로 봤다. 특히 한국·일본·대만 등 미국에 안보를 의존하는 국가에 대한 투자 압박이 강화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태호 법무법인 광장 고문은 의회의 견제가 강화되더라도 고율 관세와 양자합의 중심의 '턴베리 체제'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관세 부과의 법적 근거가 달라지더라도 정책의 기본 구조는 유지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대미 투자 합의 이행과 관련한 불확실성도 거론됐다. 장상식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의회와 행정부의 갈등이 장기화하면 대미 투자 관련 행정 절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투자금 납입 상한과 수익 배분 등 합의에 포함된 안전장치의 작동 여부를 점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기업 차원의 대응 필요성도 제기됐다. 조수정 고려대 교수는 무역확장법 232조와 통상법 301조에 따른 관세 조치가 이어질 수 있다며 관세 위험을 계약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정현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는 한국산 제품이라도 미국의 경제안보 규제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들이 원산지뿐 아니라 부품·공정 이력, 거래 상대방의 지분 구조, 기술의 수출통제 대상 여부 등을 입증할 자료를 확보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