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입성, 참 쉽지 않았습니다."
27일, 여의도에서 열린 상장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김영찬 골프존 대표는 우스갯소리처럼, 말문을 열었다.
가볍게 던진 말이지만 6개월여만의 역경이 담겨 있는 ‘뼈’있는 한마디였다.
시가총액 1조로 추산되는 골프존은 IPO 시장에서 준비된 대어(大魚)라는 평가지만 정작 상장으로의 길은 험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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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찬 골프존 대표이사 |
지난해 9월말 거래소에 상장 심사를 요청했던 골프존은 11월, 첫 심사에서 재심 판정을 받으면서 상장 일정에 차질을 빚었다. 스크린 골프라는 '업종 구분' 문제가 부각됐기 때문이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달 10일, 거래소는 '스크핀 골프'라는 업체 특성을 반영해 골프존을 게임업과 소프트웨어 개발업에 모두 해당하는 신규 업종으로 분류하고 상장 승인을 냈다. 6개월여 만이다.
게다가 4월 초에는 금융감독원에서 증권신고서를 정정하라고 요구하며 다시 한 번 역경을 맞기도 했다. 간신히 낸 정정신고서 통과로 골프존은 이르면 오는 5월중 상장이 확정됐다.
이날 간담회에서 김영찬 대표는 "스크린 골프가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시각이 많은데 앞으로 3~5년 이내에 스크린골프 사업의 비중은 30~40% 이내로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크린 골프로 성장해온 업체이며, 지난 2010년 골프시뮬레이터의 시장 점유율 84%를 자랑하는 독보적 입지를 구축한 기업의 수장이 하는 말 치고는 너무도 어두운 전망이다.
김 대표는 이어 “스크린골프를 통해 성장한 것은 맞지만 지난 2~3년간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준비해온 만큼 성과가 조만간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크린 골프에만 치중했던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다각화를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겠다는 것이다.
그는 “골프존은 스크린골프란 이미지가 너무 강해 회사의 성장성에 대해 회의를 갖는 투자자가 많은 것으로 안다”며 “스크린골프에 국한되지 않고 새로움과 즐거움을 창출하는 문화기업으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IT와 문화, 레저를 접목해 남녀노소 모두가 즐기는 문화를 만들고 싶다”면서 “코스닥 상장을 통해 새로운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골프존은 다음달 2~3일간 기관 수요 예측을 통해 중순께 코스닥시장에 상장될 예정이다. 공모 예정가는 주당 6만5000원~7만9000원이며 청약일은 다음달 11일부터 12일사이다.
유병철 세계파이낸스 기자 ybsteel@segyef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