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생명보험업계 랭킹이 금융위기와 보험 경영환경의 변화로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를 간접적으로 겪으면서 토종 생보사 및 상장사, 은행계 보험사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외국계 생보사들은 미진하게나마 시장 수성에 나서고 있지만 완전히 기존 실적을 회복하지는 못했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2010회계연도 23개 생명보험사 수입보험료 부문에서 대형사는 10조대에서 최대 21조원대까지 벌어들였다. 하지만, 중견사의 경우 1조원대에서 4조원대까지, 소형사는 1조원 미만으로 최소 2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표)
당기순이익은 전년(2조4549억원)의 1.6배인 4조89억원을 남겼다. 전반적으로 생보사들의 실적은 '부익부 빈익빈'으로 요약됐으며 외형확대에 주력한 일부사는 당기순이익이 전년대비 줄어들기도 했다.
◆수입보험료
2010회계연도(2010.4~2011.3)23개 생명보험사 전체 수입보험료는 전년(76조9567억원)대비 7조가량을 더 벌어들여 83조7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대부분의 보험사 시장확대 기조 때문으로 삼성ㆍ대한ㆍ교보ㆍ미래에셋ㆍ신한ㆍ동양ㆍ흥국ㆍ메트ㆍ알리안츠ㆍ AIAㆍ동부ㆍ푸르덴셜ㆍ우리아비바ㆍKBㆍPCAㆍ라이나ㆍ녹십자ㆍ카디프생명의 수입보험료가 전년대비 증가했다. 특히 중견사들의 규모 확대가 두드러져 이들의 순위 변동이 있었다.
반면 INGㆍKDBㆍ하나HSBCㆍACE생명은 전년대비 수입보험료가 줄어들었다. 순위에서 상위 1위~7위까지는 전년과 같은 보험사들이 '요지부동'으로 변함이 없었다. 하위권에는 예년처럼 '고정멤버'들이 자리잡고 있었다.
연금보험만을 취급하는 IBK연금보험은 지난해 9월에 출범, 지난 3월까지 2254억원을 벌어들였다. 중견사의 관심이자 목표인 '업계 4위'는 전년과 같이 ING생명이 차지했다.
◆당기순이익
2010회계연도 생보업계 당기순이익은 전년(2조4549억원)의 1.6배인 4조89억원으로 산출됐다.
당기순이익 확대에 있어서는 상장 생보사(삼성ㆍ대한ㆍ동양)와 대형사들의 약진이 두드러져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극심했다.
당기순이익 기준 상위 1위~8위사 까지는 1조원~1000억원대의 실적을 이뤘으나, 중견사들은 200억원~900억원대를 나타났다. 순손실을 본 보험사도 5곳으로 집계됐다.
특히 최대 보험사 삼성생명은 전년대비 당기순이익이 두배가량 확대됐다.
삼성생명은 당기순익이 증가한 원인과 관련, 서울보증보험 ABS 상환에 따른 대손충당금 환입(4400억원), 4월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을 앞두고 손익 변동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유가증권 매각(4700억원) 등 투자부문의 1회성 요인이 급증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교보생명은 '만년 2위'로 경쟁관계인 대한생명을 누르고 예년과 같이 당기순이익 2위 자리를 확보했다.
푸르덴셜생명도 당기순이익 급증으로 상위 5위사로 등극했다. 대형 금융지주계열 KB생명은 전년의 실적의 4배에 해당되는 당기순이익을 남겼다. 최근 명예퇴직을 진행한 AIA생명은 당기순이익 1470억원으로 전년 523억원의 약 3배가량을 남겼다.
전년대비 당기순이익이 줄어든 보험사는 INGㆍ메트ㆍ알리안츠ㆍ흥국ㆍ카디프ㆍ녹십자ㆍ우리아비바ㆍ하나HSBC생명으로 주로 외형확대에 주력한 중견사와 은행계 보험사로 확인됐다. 사업 6차월(3월기준)에 해당되는 IBK연금보험도 31억원의 손실을 봤다.
IBK연금보험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신규 보험사는 3-4년간 사업 확충에 드는 비용으로 손실을 보게 되는 데 이를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출범한 KDB생명은 금호생명 시절의 부실자산을 정리하면서 손실이 발생했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지금의 생보업계는 크게 두가치 경영패턴을 보인다"며 "당장의 현금흐름을 위해 저축성 및 일시납 상품으로 수입보험료를 늘리는 곳과 장기적 관점에서 보장성 상품을 주력으로 '마라톤 경영'을 보이는 회사로 구분된다"고 설명했다.


김남희 세계파이낸스 기자 nina1980@segyef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