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 10개 땄지만…" 컨틴전시 보험 '썰렁'

금융당국의 자제 요청과 경제환경 악화로 수요 줄어

  "현재 스코어 금 10, 은 4,동 6"

런던올림픽에서 하룻밤 사이 우리나라는 연속 금메달 3개를 따내는 등 선전하고 있다. 현재 한국은 금메달 10개, 은메달 4개,동메달 6개로 종합 성적 4위에 등극했다.

온 국민들의 열띤 응원 속에서도 정작 메달 개수와 관련된 기업들의 행사가 줄어들어 컨틴전시 보험을 유치하지 못한 보험업계가 썰렁하다.

컨틴전시보험이란 상품보상보험으로 월드컵, 올림픽 등 국제대회에서 대표팀이 일정한 성적을 거뒀을 경우 지급해야 하는 상품을 보장해주는 보험이다. 예컨대 기업들이 월드컵 16강 진출 혹은 금메달 12개 획득이라는 조건을 걸고 고객에게 자동차 등 경품을 지급하기로 했을 때 실제 조건이 달성될 경우 기업들이 경품 증정으로 입게 되는 손해를 보장해주는 것이다. 

월드컵, 올림픽 등 국제대회 때마다 반짝특수를 누렸던 보험사들이 이번 올림픽 때는 재미를 보지 못하게 됐다. 경기 침체로 기업들이 올림픽 관련 행사 실시에 시큰둥한데다 '사행성을 조장한다'는 금융당국의 우려가 그 원인이다.

6일 올림픽 시즌 동안 일부 호텔과 외식업체, 백화점만 런던올림픽 관련 행사를 마련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피리얼 팰리스 서울과 서울 르네상스 호텔, 노보텔 앰배서더 강남, 밀레니엄 힐튼 서울은 한국의 메달 개수만큼 경품을 증정하는 행사 등을 실시하고 있다. 롯데백화점과 갤러리아백화점, 빕스 등의 외식업체도 메달과 관련된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과거 올림픽이나 월드컵 등에 비해 아주 적은 업체들만 메달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메달 이벤트를 하는 업체들 중에서도 일부만 컨틴전시 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대형 손보 4사의 경우 회사별 3건 정도 유치한 상태다. 그 이유는 경기가 침체돼 기업이 이벤트 비중을 대폭 줄인데다, 금융당국이 컨틴전시 보험 판매를 자체해 줄 것을 요청하면서 보험업계가 소극적으로 대했기 때문이다. 설령 컨틴전시 보험을 판매했다고 해도 고객사 요청으로 기밀로 보호된다.

대형 손보사 관계자는 "금융감독원의 컨틴전시 보험 출시 자제 요청이 있었고 경제 환경 악화로 수요가 줄고 있다"며 "지수형날씨보험의 경우 2011년 8월부터 판매중지됐다"고 말했다. 또한 컨틴전시보험은 실제 판매로 이어지는 경우가 매우 드문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손보사들은 컨틴전시 보험을 통해 올림픽과 월드컵 시즌을 바쁘게 보냈다. 굵직한 국제 대회에서 한국 선수단이 활약하면서 대회 자체가 이슈화돼 컨틴전시 보험이 활성화된 배경도 있다.

지난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롯데손보는 2억5000만원의 보험료를 받고 롯데백화점의 컨틴전시(Contingency) 보험을 인수했다. 롯데백화점은 우리 선수단이 금메달 8개 이상을 획득할 경우, 최대 10억원의 경품과 상품권 등을 증정한다는 이벤트를 실시해 많은 주목을 받았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는 한화손보·롯데손보·삼성화재·현대해상·LIG손보가 유통회사와 금융회사 등 15개 업체의 상품보상보험 계약을 인수한 바 있다. 당시 이들 보험사가 해당 업체들로부터 거둬들인 수입보험료는 12억4000만원이었고 지급한 보험금은 6억3000만원에 이른다.
이외 보험사들은 '성탄절에 눈이 오면 경품을 지급한다'는 날씨 관련 행사를 보장하는 등 다양한 컨틴전시 보험으로 주목을 받거나 쏠쏠한 재미를 누리곤 했지만, 이젠 그마저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

경기 침체와 런던 올림픽에 대한 소극적인 관심으로 개별 보험사에서 실시하는 관련 이벤트도 찾기 힘들다. 대한생명과 ING생명 두 곳만이 고객을 대상으로 한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다. 대한생명은 홈페이지를 통해 금메달 개수와 금메달리스트를 맞추는 이벤트를, ING생명은 오는 12일까지 고객들을 대상으로 올림픽 출전 선수들에게 '응원의 메시지 남기기'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김남희 세계파이낸스 기자 nina1980@segyef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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