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슬 부상하는 SRPG 장르 이제 대세 될까

넥슨 ‘슈퍼판타지워’로 장르 가능성 입증… 후속 ‘M.O.E.’로 라인업 확충
카카오 맞손 잡은 ‘세계정복2’·‘슈퍼 타이니 히어로즈’는 일본서 관심 커

[김수길 기자] 게임 시장에 전략(SRPG) 장르가 급부상하고 있다. SRPG는 기존 RPG(역할수행게임) 장르에 시뮬레이션 요소를 배가한 게 특징이다. 넥슨 ‘슈퍼판타지워’를 비롯해 슈퍼셀의 ‘클래시 오브 클랜’과 ‘클래시로얄’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넥슨과 게임빌, 한빛소프트 등 내로라하는 기업을 중심으로 전략 장르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일면서 시장의 대세인 RPG 장르를 대체할 개연성도 있다.

넥슨은 자체 개발 뿐만 아니라 유망 중소 개발사에 직접 투자를 단행하면서 SRPG 장르에서 라인업 확충에 열을 올리고 있다. 게임빌도 2분기 말 또는 3분기 초 쯤 첫 작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넥슨은 SRPG 장르를 개척한 주역이다. 지난해 말 처녀작으로 ‘슈퍼판타지워’를 세계 무대에 동시 선보인데 이어 후속작 ‘M.O.E.’(Master Of Eternity, 마스터 오브 이터니티)를 곧 내놓는다. ‘슈퍼판타지워’는 서비스 3개월 동안 누적 매출 100억 원을 기록하는 등 시장성을 입증했다. 한국과 미국, 대만, 홍콩, 싱가포르 등을 중심으로 다운로드 숫자도 300만 건을 넘어서면서 안정적인 수입원으로 자리잡았다. ‘M.O.E.’는 미소녀와 메카닉을 소재로 했다. 16명의 각기 다른 미소녀 ‘픽시’가 등장하고, 풀 3D 메카닉 전투 방식과 던전 별 보스 대결 등이 핵심이다.

넥슨은 ‘삼국지조조전 온라인’과 ‘프로젝트MC2’ 등 후속작도 준비하고 있다. ‘삼국지조조전 온라인’은 넥슨의 개발 자회사인 띵소프트에서 코에이테크모게임스의 ‘삼국지조조전’ IP(지적재산권)를 활용해 만들고 있다. 전략과 전술을 펼치며 천하를 통일하는 원작의 재미에다,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 된 멀티플레이 시스템이 눈길을 끈다. ‘프로젝트MC2’는 배급작이다. 이스트소프트가 ‘카발2’ IP를 이용해 제작하고 있다. 넥슨은 중화권을 제외한 전 세계 판권을 챙겼다. 또한 넥슨은 SRPG 장르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은 코쿤게임즈에 전략적 투자를 마쳤다. 코쿤게임즈에서 새롭게 착수한 SRPG 2종에 대한 글로벌 판권을 갖게 됐다.

게임빌은 현재 SRPG 장르를 외부에서 들여오기 위해 사업 담당자들이 동분서주하고 있다. 해외 시장에서 입지가 탄탄한 만큼, SRPG가 지닌 글로벌 콘텐츠로서 가치를 조기에 인지했다. 올해부터 내년까지 순차적으로 출시할 수 있도록 라인업 확충에 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

중견 개발사 박스게임즈에서 개발중인 ‘슈퍼 타이니 히어로즈’도 관심대상이다. 이 게임은 복셀(voxel, 3차원 공간에서 격자 형태) 방식을 채택했다. 타일 모양의 맵을 기반으로 박스 모양의 앙증맞은 캐릭터를 키우면서 각자의 영웅 부대를 조직할 수 있다. 강력한 몬스터를 공략(PvE)하고 다른 유저들과도 경쟁(PvP)하는 전투 요소를 내재했다. 친구들과 협동하는 SNG(소셜 네트워크게임) 기능도 구비했다. 세가와 닌텐도 등 일본 기업들의 관심이 유난히 큰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전략 장르는 시장 판세를 바꾸기 위한 매개체로 부각되고 있다. 콘텐츠 집산지 기능이 약화된 카카오는 전략 장르를 통해 돌파구를 찾고 있다. 첫 게임으로 한빛소프트의 ‘세계정복2’를 택했다. 현재 전략 요소를 특화한 대부분의 게임이 카카오를 거치지 않고 구글플레이 같은 오픈마켓에 그대로 진출했다. 카카오는 이 같은 현실을 타개하고,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RPG 장르에 대응 차원에서 SRPG를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RPG 장르가 이미 포화 상태에 직면한 만큼, 유사한 게임에 식상함을 느낀 이용자들이 SRPG라는 색다른 공간으로 이동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면서 “‘슈퍼판타지워’와 ‘클래시로얄’ 등 게임성을 지닌 전략 게임들이 흥행과 직결되고 있어서 잠재성도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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