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월드타워·SK워커힐 면세점 사업권 되찾을까?

2주 앞으로 다가온 서울 시내면세점 입찰의 관전포인트
현대백화점 면세점 재도전…신세계등의 움직임도 관심

롯데면세점 소공동 본점 내부.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 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이 2주 앞으로 다가왔다. 사업자간 경쟁이 심화하면서 면세점 사업이 더 이상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오지만, 당분간 시내면세점 사업권 획득 기회가 없다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이 뜨겁다.

이번 입찰에선 사업권을 빼앗긴 롯데 월드타워점과 SK의 사업권 재탈환을 비롯해 지난해 탈락의 쓴잔을 마신 현대백화점그룹의 면세점사업 진출 여부 등이 관심을 모은다. 신세계 등 신규 시내면세점 사업자가 추가로 사업권을 획득할지도 눈여겨볼만한 대목이다.

◇ 롯데 월드타워점·SK 워커힐면세점, "재탈환 올인"

관세청은 내달 4일 서울 시내면세점 입찰제안서 접수를 마감하고 2개월간 특허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연내 대기업 3곳 및 중소·중견기업 1곳 등 총 4곳의 신규 사업자 선정 절차를 마무리한다.

입찰 마감이 보름 앞으로 다가오면서 사업자간 물밑경쟁이 치열하다. 우선 SK네트웍스 워커힐면세점과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은 사업권을 다시 찾는 데 ''올인''하는 분위기다. 이 두 사업자는 지난해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 획득에 실패하며 각각 올해 5월과 6월 영업을 종료했다.

이들은 무엇보다도 장기간의 운영 노하우가 장점이다. 롯데 월드타워점과 워커힐면세점은 문을 닫기 전까지 각각 27년, 24년간 면세점을 운영했다. 이 두 사업자는 기존 인테리어 등을 그대로 유지한 채 사업권을 재탈환에 올인하고 있다. 인력 문제는 순환 배치 중인 직원들을 다시 배치하면 된다. 

새로 면세점사업에 뛰어든 갤러리아면세점63·SM면세점·신세계면세점·두타면세점 등이 개장 초 브랜드 유치, 주차장 공간 확보 등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롯데와 SK는 상대적으로 이 부분에서 앞서있다.

롯데 월드타워점과 SK 워커힐면세점은 영업중단 이전에 각각 6000억원, 3000억원 가량의 연매출을 올렸다. 롯데 월드타워점은 코엑스점과 함께 강남권의 핵심 매장으로 꼽힌다. 롯데월드 유입 관광객과 연계, 높은 집객력이 장점이다. 롯데 월드타워점은 7층 중앙 보이드 주변공간을 인터넷면세점 및 휴식 공간 등 고객 편의시설로 꾸미는 다른 시설물을 배치하지 않아 내달 신규 특허를 재취득하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SK네트웍스는 호텔, 카지노 등과 높은 연계성을 내세워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권 재탈환에 도전한다. 정부와 서울시의 역점사업 중 하나인 MICE산업 육성에 적합한 사업자라는 점을 적극 어필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워커힐면세점은 시계·보석류 등을 중심으로 관광 인프라가 부족한 강동권에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지난해엔 시계&보석 전문 부티크층을 재개장해 그랜드 오픈까지 마쳤다.

◇ 현대百, 면세점 재도전…신규 사업자,  점포 추가?

또 다른 관심사는 ''유통공룡'' 현대백화점의 면세점 사업 진출 여부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면세점 사업권 획득에 가장 적극적인 사업자 중 한 곳이다. 지난해 7월 시내면세점 사업권 선정에서 현대백화점그룹은 최하위로 탈락했지만, 지난 4월 29일 정부의 면세점 신규 특허 발표 직후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을 면세점 후보지로 내세워 신규 입찰을 선언하는 등 면세점 사업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최근엔 현대백화점이 지분 100%를 갖는 별도 법인인 현대백화점면세점도 세웠다. 코엑스 내 호텔, 카지노, 도심공항터미널를 비롯해 SM타운 등과 연계한 한류 관광객 유치 가능성 등이 장점으로 거론된다.

약점도 있다. 면세점 운영 경험이 없어 상품 직매입을 통한 재고 및 판매관리 역량 등은 검증되지 않았다. 게다가 인근에 롯데 코엑스점이 영업중이고 롯데 월드타워점도 재도전에 나서고 있어 상권이 중복되는 측면이 있다.

최근 문을 연 면세사업자들의 특허권 입찰 참여 여부도 이목을 끈다. 현재 시내면세점 추가 설치 여부를 두고 공식 입장을 밝힌 곳은 아직 없다. 이런 가운데 지난 5월 문을 연 신세계면세점이 신세계 강남점이나 코엑스를 활용해 서울 시내면세점 추가 진출에 나설 가능성이 거론된다. 
신세계면세점 내부 중 10층 `아이코닉존`. 사진=오현승 기자.

호텔신라와 현대산업개발의 합작법인인 HDC신라면세점의 입찰 여부도 관심을 모은다. 이밖에 갤러리아면세점, 두타면세점 등도 내부 의견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 면세점의 한 관계자는 "시내면세점을 늘려 규모의 경제를 갖출 수 있다는 점이 메리트이지만,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 관광객 감소 가능성 등 여러 측면을 검토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가 지난해와 올해 각각 3곳, 4곳의 서울 시내면세점을 늘리면서 ''출혈경쟁''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서울 시내면세점 수는 2년 새 6곳에서 13곳으로 늘어나는 셈인데, 명품 브랜드 유치 난항 및 집객 효과 분산에 따른 수익성 악화 가능성도 나온다. 이밖에 일부 신규 면세사업자들은 사업기반을 채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 정부가 또 특허권을 부여한다며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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