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NK부산은행이 서울시가 추진하는 '서울페이'에 참여하기로 하면서 양자 간 협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부산은행은 가맹점 결제수수료가 없는 계좌 간 즉시 이체방식 간편결제 서비스인 '썸패스(SUMPASS)'를 이미 출시해 주목을 받고 있다. 유사한 구조로 '수수료 제로'를 추구하는 서울페이 구현에 새로운 방향타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5일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서울시 등 5개 지자체와 부산은행 등 11개 은행 및 카카오페이 등 5개 민간 결제플랫폼 사업자들은 '소상공인 수수료 부담 제로 결제서비스' 도입을 위한 업무협약식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부산은행 등 11개 은행들은 소상공인 가맹점 결제와 관련한 계좌이체 수수료 면제 추진에 동참하게 됐다. 서울시는 협약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공동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해 구체적인 사항들을 논의해나갈 방침이다.
서울페이 등 각 지자체가 추진하는 새로운 결제시스템은 고객이 스마트폰으로 가맹점의 QR코드를 찍으면 바로 고객 계좌에서 판매자 계좌로 현금이 이체되도록 하는 계좌이체 기반의 결제방식이다. 신용카드사의 결제망을 거치지 않아 소상공인의 수수료 부담을 없애겠다는 것이 서울페이의 핵심이다.
부산은행은 이미 서울페이와 유사한 서비스인 썸패스를 이미 지난 6월 출시해 시범운행 중이다.
부산은행은 올해 1월부터 3개월 가량에 걸쳐 자체적으로 썸패스를 개발한 뒤 지난 6월 부산은행 본점 주변의 130여개 가맹점을 중심으로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다. 사용자 확대를 위해 2000원권, 3000원권, 5000원권의 쿠폰을 제공하는 마케팅도 진행했다.
썸패스는 가맹점 결제수수료와 결제단말기 설치가 필요 없는 계좌 간 즉시 이체방식 간편결제 서비스로 QR코드를 통한 계좌이체 방식이란 점에서 서울페이와 구현방식이 유사하다. 부산은행 계좌 간 거래로 서비스를 한정하면서 수수료도 없앴다. 썸패스 결제를 위해 필요한 QR코드 제작 비용도 모두 부산은행이 부담하고 있다. 가맹점 확대·관리 등도 디지털금융부 내 썸패스 TFT(태스크포스팀)에서 담당하고 있어 그동안 서울페이의 문제점으로 지적돼온 수수료 문제를 해결했다.
현재 썸패스를 시범운영중인 가맹점주들은 3영업일에서 5영업일까지 소요되는 카드결제와 달리 현금이 즉시 입금되는 데다 단말기 설치비용과 수수료가 없어 반기는 분위기다.
부산은행 디지털금융부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계속 대두됐던 모바일 결제 시장 확대에 은행권도 참여해야 한다는 인식이 있었다"면서 "고령층 고객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지방은행 특성상 젊은고객을 확보를 통해 고객 저변을 넓히기 위해 비용을 감수하면서 썸패스를 내놓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미 수수료 제로를 구현한 썸패스가 출시돼 운영되고 있는 만큼 썸패스를 잘 연구하면 서울페이 등 각 지자체 결제시스템에 실제로 수수료 제로를 실현하는데 긍정적인 영향으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연내 도입을 약속한 서울페이가 수수료 면제 협약 외엔 세부적으로 결정된 내용이 없다는 점과 여러 은행이 협력해야 한다는 점이 걸림돌로 꼽힌다.
썸패스는 부산은행 계좌 간 거래로 서비스를 제한하면서 수수료를 없앴지만 각 은행 간 이뤄지는 계좌 이체 수수료 면제는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만큼 이를 조절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서울시에서 지난주에야 서울페이 담당자를 지정하는 등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라면서 ”구현 방식에 있어서 여러 은행과 플랫폼업체 등 복잡한 이슈가 얽혀있는 상황이라 실제 구현까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부산은행은 서울페이 시행 등과 관계없이 예정대로 썸패스의 개발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오는 9월부터는 썸패스를 본격적으로 시행하는 한편 각 가맹점들이 사용하고 있는 결제단말기인 포스(POS)와 연계해 바코드로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이정화 기자 jh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