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PB 4인이 전하는 새해 자산관리 전략

변동성 확대 속 보수적 태도 취하되 ELS 등 구조화 상품에 관심 가질만
낙폭컸던 中시장 매력적…지나치게 공격적인 투자보다 분산투자 권고

 

 

[세계파이낸스=오현승 기자] 올 한 해 자산관리 전략은 어떻게 짜야 할까. 

세계파이낸스는 설 명절을 맞아 주요 은행의 프라이빗뱅커(PB)들에게서 재테크 팁을 들어봤다. 이들은 변동성 확대 국면이라는 점에서 보수적인 투자 태도를 견지할 것을 주문했다. 동시에 수익률을 올리기 위한 유망 상품 및 절세 방법 등의 자산관리 전략도 제시했다.

송인 신한은행 PWM 목동센터 팀장은 우선 현 시장에 대해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할 때"라고 진단하면서 "다만 지난해 워낙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인 터라 올해엔 기저효과에 따른 어느 정도의 회복세는 가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송 팀장은 "미·중 무역갈등이나 연준의 금리인상 예고 및 글로벌 경기둔화 등의 우려가 여전한 상황이어서 올해 경기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지만 지난해 시장이 과도하게 하락한 데 따른 어느 정도의 반등은 예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 시장에 관심을 가질 만한 상품으로 리자드형 주가연계증권(ELS)을 꼽았다. 송 팀장은 "주가의 하단은 어느 정도 다졌다는 점에서 향후 주요 지수는 더 큰 하락없이 박스권 내에서 움직일 공산이 크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는 ELS처럼 어느 정도 구조화된 상품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홍콩H지수를 예로 들면서 "최근 약 20~30%가량 지수가 하락한 상태인데, 여기에서 30% 정도 더 하락하는 건 확률적으로 높지 않다"며 "리자드형 ELS로 연 5~7% 수준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달러와 금 투자도 유망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금 투자는 실물보다는 금ETF나 달러화 외화예금 등 금융상품으로 접근하라고 조언했다. 송 팀장은 "달러 환율에 대한 전망은 엇갈리고 있지만 (달러원 환율이) 1100원 초반대라면 달러ELS에 관심을 갖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면서 "좀 더 보수적 성향의 투자자라면 1050~1100원대에서 접근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섭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PB팀장은 미국 금리인상, 미중무역갈등, 브렉시트 등 호재가 없는 상황이라는 점을 들며 안정적인 목돈 운용을 권고했다. 김 PB팀장은 "녹인(Knock-in) 50%의 ELS나 대출형 부동산펀드처럼 금리와 만기가 정해진 상품을 추천한다"며 "좀 더 적극적인 투자 성향인 경우 투자부담이 높지 않은 적립식펀드에 관심을 갖는 게 좋다"고 권유했다. 특히 중국 시장에 대해서는 "성장률 하락 등 불안요소가 있는 건 사실이지만 주가지수가 4년 새 최저 수준이라는 점에서 적립식으로 접근하는 건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선진국채권 투자는 적극적으로 권하지 않았다. 선진국 채권형펀드의 수익률이 연 2~3% 수준으로 크게 높지 않은 데다 오히려 하락할 가능성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김 PB팀장은 "연 2.5% 정도의 확정금리를 제공하는 달러 정기예금이 오히려 낫다"고 강조했다.

설 명절 후 자녀들을 위한 세뱃돈 활용법도 소개했다. 김 PB팀장은 "어린 자녀라면 세뱃돈으로 자유적립식적금 계좌를 트고 용돈이 생길 때마다 돈을 통장에 넣는 법을 가르치는 게 좋다"며 "이 같은 방식으로 자녀의 경제관념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고등학생 자녀가 경제에 관심이 있다면 적립식펀드에 가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권했다.

현 상황에서 지나치게 짧은 기간 단위로 자금을 운용하는 건 좋지 않다는 견해도 나왔다. 최혜숙 KEB하나은행 목동골드클럽 PB팀장은 "금리 인상에 대한 지나친 기대감으로 초단기로 돈을 굴리기보다는 운용 가능한 기간별로 적합한 상품에 가입하는 게 좋다"며 "예금은 6개월이나 1년 정도의 기간으로 가입하는 게 적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 팀장은 "채권 투자의 경우 금리상승이 예상되는 시점에서는 듀레이션(채권의 평균만기)이 짧은 단기 채권형 상품이 유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 저변동성 상품을 권했다. 최 팀장은 "저변동성 상품으로는 채권형-혼합형-구조화상품 등이 대표적인데 부동산 구조화상품 등 절대수익형 상품도 금융시장과의 연계성을 낮춘다는 의미에서 추천한다"고 말했다.

통화분산형 상품도 경기둔화기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자산배분형 상품, 달러-엔화 직접투자 상품 등을 통해 위험 분산을 추천한다"며 "아울러 달러보험은 안전자산인 달러자산에 투자하면서 통화 분산 효과와 함께 안정적인 3% 후반대의 확정금리를 누리면서 비과세 혜택도 받을 수 있는 상품"이라고 말했다.
사진=오현승 기자

금값에 대해서는 비교적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최근 국제 금값이 급등한 데다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도 오르면서 금 가격은 연일 상승하는 추세다. 최 팀장은 "향후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커져서 미국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춘다면 금값은 더 오를 여지가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경옥 경남은행 중소기업지원센터지점 선임PB팀장은 "현 시장에 지레 겁먹고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세계 증시가 부진한 가운데에서도 단기간 내 2배 이상 급등한 브라질 증시를 예로 들었다.

특히 중국 시장에 대해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는 "미중무역분쟁의 해결이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지만 여전히 연 6% 이상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매력은 여전하다"며 "지표가 나쁠수록 강력한 경기부양책 나올만한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일시적으로는 살아날 확률이 가장 높다"고 설명했다.

절세 역시 강 팀장이 강조하는 자산관리법 중 하나다. 강 팀장은 "한 예로 미성년 자녀에게 2000만 원까지 증여세 없이 증여가 가능하다"며 "가족 간 계획된 증여는 절세효과를 높일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보수적 투자자들을 위해선 일반 예금보단 회전정기예금을 3개월이나 6개월 단위로 운용하는 전략을 추천했다. 금리상승기 속 변동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는 데다 예금자보호, 원금보장 등의 측면에서 걱정없이 접근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금ETF 등 금 관련 상품에 대해선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의 큰 위기가 아닌 데다 부가가치세나 수수료 등을 고려하면 큰 장점은 없다"며 "분산투자의 관점에서 10~20% 정도 담는 정도라면 나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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