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전기車서 5건 화재…'배터리' 등 사고원인 규명 중

5대 모두 배터리셀 공급업체가 LG화학으로 조사돼
ESS화재 사고 중 LG화학 배터리 화재 총 14건…전체 54%

성윤모 산업통상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세계파이낸스=주형연 기자] 최근 5년간 전기자동차에서 5건의 화재가 발생한 가운데 배터리가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는지 여부에 대한 조사가 진행중이다.

 

화재사고가 난 차량 모두 LG화학의 배터리를 장착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이중 한건은 배터리 문제가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

 

7일 자유한국당 홍철호 의원이 발표한 '최근 5년간 전기차 화재사고' 관련 조사현황에 따르면 지난 2016년 1월부터 올해 8월 13일까지 발생한 총 5건의 전기차 화재사건 중 5대 모두 배터리셀 공급업체가 LG화학으로 조사됐다.

 

지난 2016년 1월15일 광주에서 화재가 난 SM3Z.E.차량은 최초 발화지점이 엔진룸 부분을 추정되나 화재에 의한 차량 손상이 심해 추가조사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엔진룸 및 실내가 모두 화재로 손실됐으며 엔진룸 쪽에서 불이 나기 시작해 뒤쪽으로 화염이 전파된 것으로 보인다. 

 

2018년 8월1일 대구에서 화재가 발생한 아이오닉EV 차량에 대해선 트렁크 부 화재 발생 흔적이 확인(EV 배터리 윗부분 화재 손상 확인)됐다. 최초 발화지점은 차량 후면 트렁크 내 배터리케이스 내부로 추정되나 관련 부품이 전소돼 추가 확인이 어려운 상태다. 소방에서 화재를 진압했으나 배터리부가 모두 전소됐다.

 

지난 7월28일 강원도 강릉에서 화재가 난 코나 EV 차량은 전기차를 충전하던 중 화재가 발생했다. 1번 및 5번 배터리모듈이 가장 심하게 손상된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자 의견에 따르면 차량하부의 고전원 배터리 폭발로 인한 화재로 추정되며 구체적인 배터리 폭발원인에 대해선 추가 확인이 필요한 상태다. 

 

지난 8월9일 경기도 부천시에서 화재가 난 코나EV 차량도 주차 중인 차량의 리어시트 바닥에서부터 화염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차량하부의 고전압 배터리 폭발로 인한 화재로 조사자 의견이 기술됐다. 지난 8월13일 세종시에서 발생한 코나 일레트릭 차량도 차량하부의 고전원 배터리 폭발로 인한 화재로 추정된다.

 

현재까지 전기차 화재 관련 리콜센터는 1건, 제작사 기술분석자료는 2건(1건은 리콜센터 신고 차량)이 제출됐다. 리콜센터 신고 및 기술분석자료 제출 차량(2대) 및 언론 모니터링(3대) 등을 통해 현장조사를 시행했다.   

 

자동차안전연구원은 제작결함조사에 활용하고자 코나EV 화재와 관련해 조사에 필요한 기본정보인 고전원배터리 관련 정보 등 기술자료를 제작사에 요청해 수신했다.

 

이에 대해 LG화학 관계자는 "2016년 SM3 화재 건은 이미 배터리가 원인이 아니란 결론이 났다. 나머지 사건들은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을 밝히는 과정"이라며 "배터리만의 문제라고 확답할 순 없다"고 설명했다.

 

자료=홍철호 의원실

 

이날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LG화학의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 사건에 대한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최근 한 달간 3건의 ESS 화재가 추가로 발생한데 대해 정확한 원인 규명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더불어민주당 이훈 의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 8월부터 발생한 ESS 화재 사고는 총 26건으로 집계됐다. 이중 LG화학 배터리의 화재사고 건수는 총 14건으로 전체의 54%를 차지했다.  

 

이 의원은 LG화학 배터리 화재와 관련된 제품이 모두 2017년 2분기부터 4분기 동안 LG화학 중국 남경공장에서 만들어진 초기 물량이라고 주장했다. 2018년 이후 생산된 제품의 경우 단 한 번도 화재가 발생하지 않았다. 

 

이 의원은 "만약 열악한 설치환경과 배터리 시스템의 문제가 아닌 PCS 등의 문제였다면 2018년 이후 제품에는 왜 단 한 번의 화재도 일어나지 않았는지 합리적인 의심이 가능하다"며 "특정 시기에 만들어진 LG화학의 배터리 제품에 확실히 문제가 있다고 말해도 무리가 없다"고 지적했다.

 

무소속 이용주 의원도 "LG화학에서 특정 시기에 만든 제품에 대해 정부가 비공개로 리콜 요청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ESS 화재 사고 관련 조사 회의록을 보면 부실하기 짝이 없다. 발화 원인도 미상으로 나와 있어 대책을 못 세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ESS는 최종 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법적으로 리콜 대상이 아니다"며 "기업이 자발적으로 사후 관리에 나선 것을 편의상 리콜로 부르면서 오해가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성 장관은 "조사위는 ESS배터리 화재원인에 대해 배터리시스템 결함, 전기충격에 대한 보호체계미흡, 운용환경관리 미흡, ESS 통합관리 체계부재 등 4가지로 유형으로 분류했다"며 "이에 대한 대안도 발표한 바 있다"고 답했다.

 

하반기 ESS 화재가 연달아 발생하며 안전점검을 제조사가 직접 전수조사하도록 한 것에 대해 이철규 자유한국당 의원은 "국과수와 소방쪽에서도 대부분의 ESS 화재 원인이 배터리에 있다고 추정해 왔는데, 조사위는 배터리 결함은 살짝만 언급했다"며 "이것은 조사위 자체가 객관적이지 않은 구성위원으로 구성된게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든다"고 설명했다. 

 

그는 "LG화학의 중국 남경공장서 2017년 4분기에 제작된 배터리에서 13건의 화재사고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에 성 장관은 "충분히 의심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성 장관은 "LG화학의 배터리 결함이 의심돼 현지 공장에 대한 방문조사, 배터리 셀 분석 등 시험 실증을 했는데 극판 접힘 등의 문제가 발생했지만 실제 화재로는 이어지지 않았다"며 "최근 발생한 3건의 화재는 정부의 안전조치 지침이 완료된 곳은 아니었지만 이번 3건의 화재는 관련 데이터도 있고 흔적도 있어 더 심도 있게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j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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