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2020년 주요 산업별 경기 전망

정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2020년 주요 산업의 경기 전망이 밝지는 않다. 내년 세계 경기뿐만 아니라 한국 경제도 올해보다 나아진다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지만 한국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불확실성, 잠재 리스크는 여전히 상존해 낙관하기 힘들다.

 

미·중 무역 전쟁 등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대외 여건 속에서 국내 경제는 투자와 수출 부진 등을 재정으로 버티며 고군분투하는 상황이 이어질 수도 있다. 따라서 내년 한국 경제 회복 가늠이 쉽지 않아 국내 대부분 산업은 단기·중장기 리스크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에 2020년 국내 주요 산업경기 전망은 2019년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대부분의 산업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설사 침체에서 벗어난 산업들은 미약한 회복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건설, 자동차, 철강, 석유화학 산업은 침체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019년 건설업은 건설기성액과 건설수주액 모두 감소세가 지속되는 모습니다. 2020년 건설업은 SOC 예산 확대 등으로 공공·토목 수주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나, 주택 관련 규제 지속 등으로 민간·건축 수주는 소폭 감소가 예상된다.

 

또한 자동차 산업은 2019년에 주요국 경기 둔화에 따른 수입수요 감소 등으로 하반기 들어 둔화 국면이다. 2020년 자동차산업은 제한된 세계경기 회복, 환경규제 강화 등으로 자동차 수출 수요가 둔화되고, 부진한 민간소비로 인해 내수 수요도 둔화될 전망이다.

 

다만 신차효과와 더불어 원화 약세 및 친환경차 수요의 증가세가 유지된다면 둔화 폭은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철강산업은 2019년 생산과 출하 감소가 지속되고 재고가 증가하는 등 침체 국면이 지속될 전망이다.

 

2020년 철강 산업은 국내 주요 수요 산업 부진 등으로 철강재 내수 수요가 감소하고 생산도 소폭 감소하는 등 경기 침체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마지막으로 석유화학은 2019년 글로벌 수요둔화, 수출단가 하락으로 수출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출하가 감소하고 재고가 확대되는 등 침체 국면이다.

 

2020년 석유화학은 글로벌 공급과잉, 중국 성장 둔화, 내수 부진 등으로 침체 국면이 지속되겠으나 세계 경기 회복 등의 모멘텀은 침체를 다소 완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국내 경기와 전방 수요산업의 회복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해외 신증설 규모 확대에 따른 공급과잉 등은 수출 확대의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한편 ICT제조, 조선, 기계 산업은 다소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2019년 ICT 제조업은 반도체,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등 3대 주력품목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다만 최근 생산 및 출하지수가 소폭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며 부진세가 다소 완화되고 있다.

 

2020년 ICT 산업은 전년도 기저효과와 더불어 글로벌 불확실성 완화, 5G 본격 도입, OLED 시장 확대 등 요인으로 소폭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선업은 2019년 세계 경기 및 교역의 부진으로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 2020년 조선업은 신규 수주 반등, 건조 단가 상승, 선박 수출 증가세 유지 등 회복세가 전망된다.

 

그러나 세계 경기의 미약한 회복세 및 국제교역 불확실성 상존 등의 요인과 함께 조선업 경기의 장기간 침체를 감안하면 회복 강도는 크지 않으리라고 예상한다. 기계산업은 2019년에 대내외 경기 여건 악화, 전방 산업 부진, 설비 및 건설투자 부진 등으로 생산, 출하 증가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수출·입 증가율도 모두 마이너스 기록하면서 침체 국면에 있다.

 

2020년 기계 산업은 일부 전방 산업의 업황 소폭 회복, 설비투자 플러스 전환, 기저효과 등으로 소폭 개선될 전망이다.

 

상당수 주력 제조업들이 경기 침체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일부 산업의 경우 그동안의 실적 악화가 누적되어 산업구조조정 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또 아시아 경제권의 핵심 국가인 중국, 인도의 최근 경제 상황과 흐름을 볼 때, 예상 밖으로 아시아 권역 전체 성장률이 크게 하락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아시아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는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처럼 산업계는 안팎으로 많은 어려움에 놓여있다.

 

따라서 '리스크 관리'가 중요한 한해가 될 것이다. 국가차원에서 대외 불확실성의 리스크가 국내 경제로 전이되는 것을 차단하고 국내 경기 회복 도모를 위한 신중한 경제 정책이 요구된다. 또 민간 경제의 활력을 높이기 위해 기업 환경 개선에 정책적 비중을 높여야 한다.

 

기업입장에선 다양한 리스크에 대비하고자 내실경영을 강화하고 시나리오별 경영전략 수립을 통해 대응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정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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