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감정노동자를 위한 실무지침서…‘나를 지켜 내는 감정노동 기술’

일터에서 무릎 꿇지 않고 자신을 지키며 살아가는 방법 제시

[세계비즈=이경하 기자] 업무 현장에서 갑질에 시달리는 감정노동자들이 자신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주는 실무지침서인 ‘나를 지켜 내는 감정노동 기술’(새로운 제안, 230쪽)이 출간됐다.

 

갑질은 압축 성장과 개발독재 시대에 ‘까라면 까는’ 세대의 전유물인 줄 알았는데 민주화의 세례를 받은 젊은 세대도, 사회 개혁에 앞장섰던 운동권 출신도, 자유와 낭만을 추구하는 예술인들도 예외가 아니다. 대한민국은 여전히 갑질 공화국이고 우리 대부분은 아직도 감정노동에서 살아남으려 분투 중이다.

 

감정노동자를 위한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이 생겼고 SNS와 유튜브의 확산으로 갑질이 점점 줄어들길 기대해보지만 아직은 불량 고객들이 사회 곳곳에서 활발히 ‘활약’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 책의 저자인 김계순·박순주 임상심리사는 인간의 실존적 의미를 이해하고 치유로 나아가는 방법을 탐구해 왔다. 그들은 많은 사람을 상담하는 과정에서 감정노동자들이 지친 자기 삶을 따뜻하게 껴안고 하루하루 마음 편하게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고민했다. 또 어려운 상황을 기회로 삼아 성장의 기쁨을 누릴 방법을 탐색했다.

 

거친 뉴스가 난무하는 지금, 여전히 희망은 없는 걸까? 갑질 뉴스는 여전하지만 세상은 조금 달라 보인다. 절대적 복종이 지배하는 군대에서조차 사령관 부부의 갑질을 더는 참을 수 없다는 공관 병사들의 하소연이 터져 나왔다. 약자들의 고발이 더는 상관을 배신하는 의리 없는 소행이 아니라 용기로 받아들여졌다.

 

산업안전보건법 감정노동자 보호조항이 도입되어 감정노동자의 권리 보호가 법적 근거를 얻게 되었다. 세상의 변화를 눈치 채지 못하는 둔감한 사람들이 여전히 제멋대로 칼을 휘둘러도 ‘저건 미친 짓’이라는 사회의 합의가 있다면 세상은 달라진다. 그러나 진상 고객님들은 여전히 감정노동자들에게 욕을 하고 억지를 부리고 심지어 무릎을 꿇으라고 한다.

 

두 저자는 이 책에서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고 말한다. 고객이 적이라는 말은 아니다. 감정노동의 고객 서비스는 ‘지피지기’가 필수라는 뜻이다. 힘든 고객과 맞닥뜨렸을 때 그들에게 휘둘리지 않고 유유히 한 합을 겨루어내고 내 감정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그들을 알고 나를 알아야 한다고 저자들은 말한다.

 

두 저자는 “감정노동자를 위한 책이라면서도 결과적으로는 감정노동을 더욱 심화하거나 서비스의 성공 방법 등을 알려주는 데에 머무는 책이 아닌, 감정노동자들을 위한 명쾌한 감정노동 철학을 모색하고자 이 책을 썼다”고 말했다.

 

무릎을 꿇지 않고도, 자신을 손상시키지 않고도 감정노동자로 잘 살아갈 수 있길 바라는 많은 이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lgh081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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