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비즈=유은정 기자] 신문, 우유 등에서 시작한 구독 경제가 최근 유통업계를 중심으로 빵, 막걸리 등 다양한 분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구독 경제란 매달 구독료를 내고 필요한 물건이나 서비스를 받아쓰는 경제 활동을 뜻한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은 이달 업계 최초로 베이커리 월 정액 모델을 선보였다. 한 달에 5만원을 내면 매일 빵 하나씩을 제공받는 서비스다.
신세계백화점은 새로 리뉴얼한 신세계 영등포점 식품관에 위치한 메나쥬리 매장에서 시작해 향후 전 점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베이커리 정액권을 결제한 고객은 메나쥬리의 인기 제품 5종 중에 1개를 매일 가져갈 수 있다. 5종 빵은 피자 바게트, 크리스피 갈릭 바게트, 토스트가 맛있는 우유식빵, 모카 브레드, 굿모닝 브레드 등 대중적인 제품 위주로 구성됐다. 5종 빵의 가격은 4200원에서 5500원 사이로, 30일간 매일 빵을 구독할 경우 정가의 3분의 1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고객 입장에서 볼 때 새로운 빵을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어 이득이고 백화점은 매일 새로운 방문객을 유치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나아가 트렌드를 선도하는 유통업계의 특성상 혁신적이고 스마트한 마케팅 전략을 도입해 집객 확대에 힘쓰겠다는 계획이다.
김영섭 신세계백화점 상품본부장은 “혁신을 이어가며 리뉴얼한 영등포점에서 이번에 업계 처음으로 베이커리 구독 모델을 선보이게 됐다”면서 “다양한 쇼핑 콘텐츠를 통해 트렌드를 선도하는 것은 물론 고객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겠다”고 말했다.

식품업계에선 유통 기간이 비교적 짧아 구독이 어려울 것 같은 막걸리도 정기 구독을 시행 중이다. 배상면주가는 올 초 론칭한 포천LB의 온라인 쇼핑몰 홈술닷컴에서 ‘느린마을막걸리’의 정기구독 서비스 신청을 받는다. 느린마을막걸리는 인공감미료 없이 쌀, 누룩, 물만으로 바르게 빚어낸 프리미엄 막걸리다.
배상면주가는 정기구독 서비스 신청 고객에게 10%의 할인, 품질 보증, 우선 출고와 같은 혜택을 제공한다. 또한 배송받는 사람이 원하는 주기에 맞춰 원하는 양으로 신청 가능하다. 배상면주가 관계자는 “지난 2년간 온라인 판매 데이터를 토대로 정기구독 서비스의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며 “앞으로 더욱 다양한 종류의 주류와 안주를 소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홈쇼핑 업계에서도 유료 구독 서비스를 점차 확대하고 있다. CJ오쇼핑은 지난해 5월 홈쇼핑 업계 최초로 생리대 정기배송을 선보였고 현대홈쇼핑도 실내 인테리어 그림 정기배송 서비스인 핀즐을 판매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전문가의 큐레이션을 통한 최적화된 상품을 이용할 수 있고, 브랜드 입장에서는 소비자에게 직접 물건을 공급한다는 장점으로 구독경제가 유통 전반에 점차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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