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팬덤 경제학(Fandom Economic)의 부상

정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BTS(방탄소년단)가 또다시 세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BTS의 새 앨범이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 정상에 다시 오르면서 4개 앨범 연속 1위라는 기록을 세웠다. K팝 가수로서 처음으로 네 장 앨범을 연이어 빌보드 정상에 오르게 했을 뿐만 아니라 그룹으로는 영국의 비틀스 이래 최단기간에 4개 앨범 1위를 달성했다는 영광을 누리게 됐다.

 

BTS의 기록적인 성공을 이끈 요인들은 다양하다. 그 중 핵심 요인을 꼽자면 그들을 열렬히 응원하고 지지하는 팬클럽 '아미(Army)'일 것이다. BTS는 한국은 물론 미주, 아시아 등 전 세계 다양한 지역에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이러한 팬들이 있었기에 비영어권 가수임에도 불구하고 빌보드 차트에서 당당히 정상에 오르며 세계적인 스타로 성장하고 있다. 소속 기획사도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이처럼 아이돌 문화라고만 여겨졌던 팬덤(Fandom) 현상이 다양한 분야로 확산 및 적용되면서 새로운 문화와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며 진화하고 있다. 연예인 또는 특정 한 분야에 열정적으로 몰입해 그 속에 빠져드는 사람을 팬덤이라고 한다. 팬덤은 광신자를 뜻하는 Fanatic의 Fan과 영지를 뜻하는 접미사 dom의 합성어다.

 

팬덤 현상은 단순한 추종자 입장에서 제품을 구매하는 형태에서 벗어나 성장의 핵심요소, 혁신의 주체, 팬들 간 및 유저와 생산자 간의 강한 유대관계를 형성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먼저 팬과 소비자를 합친 단어인 팬슈머는 열정적인 소비자를 의미하며 오늘날 이들은 연예인, 브랜드, 기업 등 성장 핵심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상품, 콘텐츠 등을 소비하는 것을 넘어 기획, 유통 등 기업 활동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 품질과 가격 이상으로 브랜드에 대한 가치가 중요해짐으로써 경기 불황에도 불구, 브랜드에 대한 강력한 신념과 애정 쏟는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팬슈머는 기업의 마케팅 전략에 의해 탄생한 것이 아니라 '팬심' 즉 자발적 소비자라는 측면에서 연예인, 기업, 브랜드 등 측면에서 중요한 성장 원동력이 될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팬과 혁신가를 합친 단어인 팬노베이터는 기업의 혁신 원천이 기업의 팬들에게서 나온다는 의미다. 기업의 신제품 또는 새로운 서비스가 기업 팬 즉 사용자나 소비자의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출시되는 경향이 늘고 있다. 최근 기업들은 소비자들을 팬이라고 생각했고, 기업의 기술과 소비자의 경험들을 공유하는 집단지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기존과 다른 혁신적 접근을 수행하고 있다. 또 기업들은 소비자들의 리뷰 적극 활용, 별도 전담팀을 운영하고 있으며 팬덤 니즈에 부합하는 이종업계 협업 제품 출시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팬과 유대를 합친 단어인 팬타이는 동일한 팬들 간 끈끈한 유대관계가 형성됨은 물론 기업들은 팬들로부터 정보, 투자 등 생산요소를 공급받는 유대관계가 형성되고 있다. 팬덤 집단은 자신들이 선호하는 제품, 연예인, 기업 등을 지지하거나 간섭하고 경쟁사를 견제하면서 응집력이 강화되는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또 팬덤의 지식 및 정보 제공 등은 경제적 보상보다는 제품이나 스타들의 명성이나 인기를 얻는 것으로 만족하는 자발적 무료 노동을 제공하고 있다. 클라우드 펀딩을 통해 관심있는 사업 아이템이나 기업에 투자금을 공급하는 사례들이 늘고 있다. 

 

따라서 기업은 소비자를 하나의 자산으로 인식하는 등 소비자에 대한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 팬덤 경제가 가져올 긍정적인 효과를 최대화하고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경영 전략 측면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정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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