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대우 제외 5대 증권사 1Q ‘어닝 쇼크’

​자기자본 4조원이 넘는 초대형 IB 중 미래에셋대우가 1분기 가장 양호한 실적을 거뒀고 한국투자증권이 가장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세계비즈=주형연 기자] 미래에셋대우를 제외한 5대 대형 증권사들이 1분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어닝쇼크’를 면치 못했다.

 

1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자기자본 4조원이 넘는 초대형 투자은행(IB) 중 미래에셋대우의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3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 감소했다. 매출은 9조857억원으로 93.7% 증가했으나 순이익은 1071억원으로 36.3% 줄었다. 이는 초대형 IB 중에서 가장 양호한 실적이다.

 

미래에셋대우의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은 1432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70.7%나 급증했다. 1분기 미래에셋대우가 양호한 실적을 낼 수 있었던 것은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열풍이 한몫했다.

 

지난해 말 순이익 1위를 기록한 한국투자증권은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손실이 191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적자로 돌아섰다. 당기순손실은 1339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1분기 실적 부진은 예상됐지만 손실 폭이 시장 예상치 보다 컸으며 5대 증권사들 중 순이익 하락 폭이 가장 컸다.

 

한국투자증권은 주가연계증권(ELS) 자체 헤지 비중이 50%로 높은 편인데 ELS와 파생결합증권(DLS) 등 평가손실이 커 적자가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상품 운용 수익을 제외한 브로커리지 나머지 부문에서는 모두 이익이 증가했다. IB부문은 코로나19로 인한 딜 감소에도 불구하고 856억원의 수익을 기록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삼성증권은 1분기 당기순이익이 15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86.9%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220억원으로 83.1% 줄었다. 반면 리테일 고객 예탁자산은 9조2000억원 순유입됐고 신규 고객은 16만8000명 증가했다.

 

NH투자증권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7.3.% 감소한 53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6조8528억원으로 75.3% 증가했으나 순이익은 311억원으로 81.9% 감소했다. IB부문은 어려운 환경에도 불구하고 1분기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1분기 NH투자증권의 IB 순영업 수익은 6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보다 감소했지만 전분기 보다는 29.2% 상승했다.

 

KB증권은 연결기준 올해 1분기 영업손실 208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당기순손실도 147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KB증권이 분기 기준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은 2018년 4분기 후 처음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5대 증권사들의 실적이 2분기에도 개선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입장이다. 브로커리지 수익은 높아졌지만 IB부문의 실적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증권사 핵심사업인 파생상품과 부동산PF에 대한 고강도 규제에 나선 것도 수익성 확보 측면에선 악재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경제지표 악화 등의 우려가 존재하고 있어 증권업종의 반등이 제한되고 있다고 판단된다”며 “IB부문의 부진이 2분기에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점 등의 불안요인과 한국은행의 유동성 공급 등이 서로 상쇄되며 증권업종 지수는 방향성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2분기에 운용손익 및 금융 수지가 회복되면서 IB 및 금융상품판매수익 부진을 만회할 것이란 반론도 제기한다. 이에 하반기부터 증권사들의 ELS 조기상환액 반등이 기대된다는 전망이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증시 여건 개선추세를 감안할 때 2분기 이후로는 운용이익의 회복 가능성이 높다”며 “거래대금 증가가 이어지고 있고, 수익기여도가 높은 해외주식 거래비중 또한 확대되고 있어 수수료수익 호조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j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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