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탐방]메디포스트, 국내 제대혈 업계 '1위'…올해 최대 매출 전망

올해 매출 전년비 15.7% 증가 530억…줄기세포치료제 세계시장 공략
골관절염 치료제 '카티스템' 매출 상승…건강기능식품 판매 호조 기대

위기 속에서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듯 급변하는 산업환경 속에서도 빛을 발하는 기업들이 있다.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는 잘 알려져 있지만 발전 가능성이 많은 스타트업과 유망 기술을 보유한 강소기업의 혁신현장을 찾아 성공 노하우 등을 조명해본다. <편집자 주>

 

메디포스트는 ‘제대혈’이라는 개념이 생소했던 지난 2000년 셀트리 제대혈 은행을 설립했다. 사진은 메디포스트 본사 전경. 사진=메디포스트

[세계비즈=김민지 기자] 지난 1996년 국내에선 처음으로 중증 재생불량성 빈혈 진단을 받은 7세의 남자 환아에게 동생의 제대혈이 이식됐다는 소식이 화제가 된 일이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미국과 유럽보단 치료 적용 역사는 짧지만, 이때부터 제대혈 치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다.

 

제대혈은 신생아의 탯줄 속에 든 혈액으로, 분만 직후 채취해 이를 분리·검사 후 냉동 보관했다가 추후 백혈병 등 난치성 질환에 걸렸을 때 치료제로 사용된다. 출산시 주어지는 단 한 번의 제대혈 보관 기회를 통해 아기 본인이나 가족이 난치병에 걸렸을 때 제대혈 줄기세포를 이식해 치료할 수 있다. 

 

현재 국내 제대혈 업계 1위 기업은 1세대 바이오 벤처기업인 ‘메디포스트’다. 올해로 창립 20주년을 맞은 메디포스트는 제대혈 사업 뿐만 아니라 줄기세포치료제 연구 개발에도 적극 나서며 국내 바이오 산업 발전에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에 위치한 메디포스트 본사를 찾아가 사업 현황과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메디포스트 창업자인 양윤선 대표는 국내 바이오 벤처 1세대로 불린다. 사진=메디포스트

지난 2000년 6월 설립된 메디포스트는 바이오 전문기업이다. 창업자인 양윤선 대표는 국내 바이오 벤처 1세대로 불린다.

 

양 대표는 서울대 의대를 졸업 후 삼성서울병원에서 임상병리과 전문의로 근무하던 중 제대혈 은행 설립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바이오벤처를 창업했다. 

 

메디포스트의 주요 사업은 △제대혈 보관서비스 △줄기세포치료제 개발 △건강기능식품 사업 등이다. 지난 2005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제대혈은 영하 196도의 액체질소 냉동고에서 영구 보관이 가능하다. 사진은 메디포스트 제대혈은행 저장소. 사진=메디포스트
메디포스트 제대혈은행 셀트리의 질소 탱크에 보관된 제대혈. 사진=메디포스트

우선 메디포스트는 ‘제대혈’이라는 개념이 생소했던 지난 2000년 셀트리 제대혈 은행을 설립했다. 설립 초기부터 줄곧 40% 넘는 시장 점유율로 국내 제대혈 업계를 리드해왔다.

 

현재 셀트리는 제대혈 보관 시장점유율 43%를 기록해 제대혈 업계 부동의 1위를 지켜오고 있다. 올 1월에는 국내 처음으로 누적 가족제대혈 보관 건수가 25만명을 넘어섰다. 

 

제대혈 보관 사업은 제대혈을 채취해 검사한 뒤 초저온(-196도)에서 냉동 보관했다가 이를 치료 목적으로 사용할 때 해동시켜 제공하는 제대혈은행 사업이다.

 

제대혈은 영하 196도의 액체질소 냉동고에서 영구 보관이 가능하다. 제대혈은 ‘차의 에어백’과 같다고 비유한다. 향후 더 큰 병에 대비할 수 있어서다. 

 

메디포스트 관계자는 “제대혈은 아기 자신에게는 100% 조직적합성항원이 일치하고, 형제와 자매 등 가족 간에도 일치율이 높아서 보관하게 되면 가족의 미래 질병에 대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메디포스트는 세계 최초로 동종 제대혈 유래 줄기세포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현재 ‘카티스템’(무릎골관절염 치료제), ‘뉴로스템’(알츠하이머성 치매 치료제), ‘뉴모스템’(기관지폐이형성증 치료제), ‘SMUP-IA-01’(주사형 골관절염치료제) 등 4개의 줄기세포 치료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메디포스트는 지난 2012년 식약처로부터 무릎 골관절염을 적응증으로 ‘카티스템’에 대한 품목 허가를 받았다. ‘카티스템’은 품목 허가 이후 올해 4월까지 1만6000바이알(약병) 이상이 판매됐다.

 

특히 거스 히딩크 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지난 2014년 서울의 한 정형외과에서 카티스템 수술을 받으면서 유명해졌다. 미국에서는 각각 2018년과 2019년, 카티스템 임상1/2a상과 뉴모스템 1/2상을 마치고, 차상위 임상 신청을 준비 중이다.

 

회사 측은 “카티스템의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의료진의 신뢰가 여전히 높은데다 최근 전염병 우려로 병원 방문을 꺼렸던 환자들의 문의가 늘고 있어 하반기로 갈수록 높은 매출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외에도 메디포스트는 건강기능식품 사업에도 주력하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메디포스트의 건강기능식품 부문의 매출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여성 유산균과 비타민, 이너뷰티 등 여성 전용 및 면역력 관련 제품들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전상용 DS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메디포스트가 세계 1위 무릎골관절염 줄기세포 치료제인 카티스템의 매출 증가로 올해 창립 최대 매출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 센터장은 “올해 메디포스트는 전년동기 대비 15.7% 증가한 530억원의 창립 최대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카티스템의 매출이 올해 200억원 예상되고, 국내 1위 제대혈 사업부 220억원, 여성과 임산부 대상 건강기능식품의 판매 호조가 기대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minji@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