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히트' 연내 IPO 추진…BTS효과로 날개달까

BTS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하반기에 IPO를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엔터 대장주로 부상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뉴스1

[세계비즈=주형연 기자] BTS(방탄소년단)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하반기 코스피 상장 절차에 돌입하면서, SK바이오팜에 이어 흥행몰이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반기 기업공개(IPO)시장에 뛰어들 기업 중 빅히트가 대어로 거론되면서 SM과 YG, JYP를 제치고 엔터테인먼트 대장주로 등극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빅히트, 이르면 9∼10월 상장 전망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빅히트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5872억원, 영업이익은 987억원, 당기순이익은 724억원이다. 국내 대표 엔터테인먼트사인 SM엔터테인먼트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404억원, JYP엔터테인먼트와 YG엔터테인먼트는 각각 435억원, 20억원이다. 빅히트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3대 기획사의 지난해 영업이익을 모두 합한 것보다 많다. 빅히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올해 1분기에도 23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빅히트는 지난 5월 28일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 심사 신청서를 제출했다. 상장대표 주관사는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JP모건이며 공동주관사는 미래에셋대우다.

 

거래소가 상장 예비심사 신청서를 접수한 후 45영업일 이내 심사를 진행하고, 회사는 예비심사 결과를 통지받은 날로부터 6개월 이내 상장 신청서를 제출하고 공모 절차를 추진해야 한다. 이에 빅히트는 이르면 9월~10월 중 코스피 시장에 입성할 가능성이 크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주가수익비율(PER)을 기준으로 산출한 빅히트의 기업가치는 최소 3조9억원~최대 5조2억원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빅히트 기업가치의 대부분이 BTS와 관련된 것으로 전망했다. 최대 추정치로 보면 코스피 시가총액 기준 40~50위권이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빅히트의 주가수익비율(PER)이 30~40배까지 가능하다”며 “앨범 판매량 1, 2위 그룹을 보유하고 있는데다 북미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빅히트의 주가수익비율 멀티플은 최소 30배에서 40배까지 정당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소중 SK증권 연구원은 “빅히트에 대한 청약 증거금이 유입될 경우 IPO시장 내 유동성이 현시점보다 더 높아질 것”이라며 “이같은 상황에서 지난달 26일 기준 국내 증시 투자자 예탁금이 저금리와 부동산 시장 규제, 저가 매수 기회 등의 요인으로 50조원을 넘어서 연초 대비 69% 증가한 점 등은 유동성 장세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 IPO열풍 타고 엔터주 대장주 등극 가능할까

 

증권가에선 빅히트가 코스피 상장을 앞둔 만큼 IPO 규모 역시 기존 엔터주들을 압도할 것으로 예상했다. BTS의 인지도가 해외에서도 높기에 해외 기관 투자자들의 관심도 클 것으로 보인다.

 

빅히트가 상장을 앞두고 몸집을 불리고 있는 부분도 주목할만하다. 최근 아이돌그룹 뉴이스트와 세븐틴 등이 소속된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의 경영권을 인수한 빅히트는 지난해 걸그룹 여자친구가 소속된 쏘스뮤직을 인수했다. 이는 군 입대를 앞둔 BTS의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자구책으로 분석된다.

 

이에 증권가에선 SM, YG, JYP의 주식시장 가치는 5000억~8000억원으로 3회사를 합친 시가총액이 2조원인 것에 비해 빅히트의 시가총액 전망이 높아 이례적이라는 분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SK바이오팜의 흥행 성공에 증권시장에선 벌써부터 빅히트에 대한 기대가 높다”며 “하반기 대어로 기대받는 만큼 사상 최고치의 경쟁률을 기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코로나19로 인해 주요 수익원인 콘서트를 열 수 없는 상황이어서 올해 실적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빅히트는 지난해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콘서트와 부대 수익으로 거뒀다. 지난해 매출의 29%를 북미에서 벌어들였다. 올해 북미 투어 연기 등으로 입는 타격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기훈 연구원은 “빅히트의 올해 투어 참석자 예상 규모는 코로나19로 연기되기 전인 지난 4~9월을 기준으로 북미 스타디움을 포함해 최소 250만명 규모였다”며 “코로나19 완화로 투어 등이 가능해진다면 내년 예상 매출은 연결 기준 7500억원, 영업이익은 1500억원 이상이고 기업 가치는 최소 3조9000억원 수준”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IPO시장이 과열됐다는 점에서 투자 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IPO시장에 대한 관심을 악재로 볼 필요는 없지만 일부 과열 조짐도 있다”며 “과열이 반드시 주가 하락 또는 조정을 의미하지는 않지만 과열 조짐이 누적된 이후 주가가 한 단계 추가로 상승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고 말했다.

 

허 연구원은 “1999~2000년 대규모 IPO가 연속됐고, 장기적으로 상승 추세가 하락 반전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j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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