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붙이도 이름이 있다?’…철강제품도 브랜드 시대

동국제강의 고급 건축 내외장재용 컬러강판 브랜드 ‘럭스틸(Luxteel)’이 적용된 동국제강 부산공장정문. 동국제강 제공

 

[세계비즈=오현승 기자] 주로 형태나 용도에 따라 구분되는 철강제품들이 멋들어진 이름을 갖고 최종 소비자 앞에 섰다. 국내 주요 철강회사들은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브랜드 마케팅을 강화해 차별화된 위상을 구축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철강제품에 브랜드를 입힌 건 동국제강이 처음이다. 이 회사는 지난 2011년 10월 컬러강판 브랜드 ‘럭스틸(Luxteel)’을 론칭했다. 럭스틸은 ‘고급(Luxury)’과 ‘철(Steel)’의 영문 합성어로, 프리미엄 건축 내·외장재용 컬러강판을 지향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실제로 동국제강은 컬러강판 업계 1위 회사다. 향후 동국제강은 글로벌 가전사와 건자재 시장의 고급화 추세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고수익 컬러강판 중심으로 지속적인 투자를 펼쳐갈 전략이다. 이 밖에 가전용 프리미엄 컬러강판 브랜드 ‘앱스틸(Appsteel)’ 도 함께 보유 중이다. 

 

 포스코는 프리미엄 강건재 통합브랜드 ‘이노빌트(Innovilt)’를 지난해 11월 론칭했다. 이노빌트는 ‘혁신(Innovation)’, ‘가치(Value)’, ‘짓다(Built)’의 영문 단어를 활용한 조어다. 포스코가 이노벨트 브랜드를 만들어낸 건 50년 넘게 자동차강판·가전강판 등에서 구축해온 기술력과 노하우를 토목용, 건축구조용, 건축내외장용 등 건설자재 시장에서도 활용하기 위함이다. 이렇게 되면 건설자재에 대한 정보 접근성이 떨어지는 최종 소비자들에게도 포스코의 브랜드 파워를 적극 어필할 수 있다.

 

포스코는 지난해 11월 프리미엄 강건재 통합브랜드 ‘이노빌트(Innovilt)’를 론칭했다. 포스코 제공

 이노빌트가 100% 포스코 강재(鋼材)만 사용하는 것도 특징이다. 강건재 제작사는 포스코 내부 전문가의 까다로운 심의를 통과해야만 이노빌트 브랜드를 사용할 수 있다. 포스코는 매분기 브랜드 위원회를 개최해 이노빌트 브랜드를 지속 관리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올해 초 포스코는 국내 17개 업체의 총 23개 제품을 인증 제품으로 선정했다. 지난 3월엔 이 중 4개 제품을 인증받은 건설자재 제작회사 NI스틸과 첫 번째 이노빌트 브랜드 사용 협약 체결식도 갖기도 했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4월 자동차 전문 브랜드 ‘에이치 솔루션(H-Solution)’을 론칭했다. 에이치 솔루션은 고장력강·핫스탬핑 등 자동차용 소재 단위에서부터 성능과 원가, 품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물성·성형·용접·방청·도장·부품화를 아우르는 서비스를 강조한 브랜드다. 현대제철 측은 에이치 솔루션을 통해 자동차 소재 전문 기업으로서의 위상과 차별화된 기술력을 더욱 높여나간다는 방침이다. 앞서 이 회사는 지난 2017년엔 내진강재 브랜드 ‘에이치 코어(H-Core)’를 공식 선보이기도 했다.

 

 유사한 사례로는 B2B기업인 인텔의 ‘인텔 인사이드’ 전략이 대표적이다. 최종 소비자들은 컴퓨터 외부에 부착된 ‘인텔 인사이드’ 스티커만으로 내부 CPU 성능까지 신뢰를 부여했다. 브랜딩력을 갖추면 제품이 높은 가격을 매기는 것도 가능진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최종 소비자와 제조업체 간 접점이 늘어난 데다 제품의 프리미엄화 추세가 이어지면서 재료 등 브랜드를 강조한 인그리디언트 브랜딩(Ingredient Branding)이 각광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철강회사들은 강력한 브랜드가 최종 소비자와의 접점을 높여 기업 이미지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즉 최종 소비자가 건축 설계사, 시공사 및 시행사 등의 소재 채택 과정에서 관여도를 높일 수 있다는 얘기다. 이 밖에 전문가 집단의 선택을 이끌어내는 식으로 브랜드를 강화하는 것도 가능하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건축 설계사 등이 채택하는 제품이라는 점을 부각시킴으로써 럭스틸이 다양한 디자인, 우수한 품질을 지닌 브랜드라는 인식이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G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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