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재테크세미나]규제 심할수록 냉정한 ‘시간투자’ 필요

두성규 대한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이 23일 오후 서강대 곤자가플라자 컨벤션홀에서 진행된 ‘2020 재테크 세미나’ 두 번째 세션에서 국내 부동산 시장 현황과 향후 전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두홍 기자

[세계비즈=박정환 기자]“부동산 투자는 장기 레이스입니다. 고강도 부동산 정책에도 불구하고 집값은 계속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데, 요즘처럼 규제가 난무하는 시기일수록 냉정한 ‘시간투자’가 필요합니다.”

 

두성규 대한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23일 오후 서강대 곤자가플라자 컨벤션홀에서 진행된 ‘2020 세계재테크 세미나’에서 국내 부동산 시장 현황과 향후 전망, 내 집 마련 및 부동산 투자 비법 등을 소개했다.

 

이날 강연에서 두 위원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오히려 서민의 내 집 마련을 어렵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과열지역으로의 투기 수요 유입을 차단한다는 이유로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현금이 넉넉지 않은 서민, 신혼부부, 3040세대의 내 집 마련 사다리가 사라졌다”며 “정작 아파트값은 잡지 못한 채 청약시장 과열, 전세 매물 감소 및 전셋갑 상승 등 부작용만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주택자, 고가주택 보유자를 무조건 ‘투기세력’으로 몰아가는 문재인 정부의 진영논리가 부동산 정책 실패로 이어졌다고 강조했다. 이는 부동산 정책 발표, 단기적 시장 억제 효과 소멸, 대책 불신 및 수요심리 불안 가중, 학습효과, 풍선효과, 실패 후 후속 대책 발표라는 악순환의 연결고리를 낳았다.

 

아파트값 안정이라는 원래 목표도 달성이 어려워 보일 것이란 전망도 많다.  서울 지역 아파트 매매가의 중위가격이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 6억600만원에서 올해 5월 9억2000만원으로 2년 만에 52%나 증가했다. 이는 이전 이명박 정부, 박근혜 정부 통틀어 가장 높은 수치다.

 

결과적으로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서민의 주거 안정은커녕 현금부자들의 부동산 재테크만 도와준 꼴이 됐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도 정부는 부동산 시장 혼란의 원인을 실체 없는 투기세력의 탓으로만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현금이 부족한 사회 초년생이나 흙수저에게도 부동산 투자 기회는 열려 있다. 부동산은 금이나 다른 자산보다 훨씬 신뢰도 높은 안전자산으로 꼽히기 때문에 정부의 규제와 시장 상황을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두 위원은 말했다.

재테크 세미나 참석자들이 두성규 연구위원의 강의를 경청하고 있다. 사진=김두홍 기자

무주택자이면서 청약통장이 없다면 가급적 빨리 청약에 가입한 뒤 가점을 차곡차곡 모아 청약 문을 두드리는 전략도 유효하다는 지적이다.   두 위원은 “초저금리로 풍부한 유동성이 국내 주택시장에 유입됨에 따라 부동산 가격은 장기적인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며 “주택 구입이 늦어질수록 월세 살이 개미지옥에 빠질 수 있어 내 집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위원은 “주택 구입 자금은 부족한데 대출 창구마저 막혀버린 형 상황에선 합법적인 전세 제도 범위 안에서 전세를 안고 주택을 사는 것도 한 방법”이라며 “최근 정부의 부동산 대책과 임대차3법, 초저금리로 인한 반전세 및 월세 전환의 영향으로 전세 매물이 빠르게 감소하는 추세라 투자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주식처럼 단기 시세 차익을 노리고 부동산 투자에 뛰어드는 것은 금물이다. 두 위원은 “고강도 규제가 난무하는 현 시점에서 부동산에 투자하려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며 “조정대상지역 및 투기과열지구 확대, 대출 한도 감소 등 외부 요인이 변화무쌍해 주식처럼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고 부동산 투자에 나섰다간 자칫 낭패를 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pjh121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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