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하반기 허리띠 졸라맨다… 상반기 호성적 ‘반짝효과’로 판단

사진=연합뉴스

[세계비즈=권영준 기자]카드업계가 상반기에 호실적을 냈지만, 언제 끝날지 모르는 ‘반짝 효과’로 판단, 허리띠를 더 졸라맬 방침이다. 

 

호실적은 결국 긴급 재난지원금 효과 덕이라 효과가 떨어지는 하반기에는 불황이 닥쳐오리란 분석이다. 

 

2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금융지주 카드사를 중심으로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지난해와 비교해 두 자릿수 비율로 증가했다.

 

우선 하나카드의 약진이 눈에 띈다. 올 상반기 65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와 비교해 무려 93.9%가 증가한 수치이다. 신한카드는 당기순이익은 302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713억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해 11.5% 증가했다. KB국민카드 역시 163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1461억원보다 12.1% 증가했다.

 

우리카드의 성과도 눈여겨볼 만하다. 앞서 우리금융은 올해 상반기 660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면서 지난해 동기 1조1790억원과 비교해 44%가 줄어들었다. 우리금융의 뒷걸음질에도 우리카드는 상반기 79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 665억원보다 19.6% 상승했다.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뿐만 아니라 대기업 계열 카드사도 비슷한 흐름이다. 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지난해와 비교해 올 상반기 10%가량 증가한 21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카드 역시 40%가량 증가한 약 1700억원을, 롯데카드도 전년 대비 48% 증가한 800억원을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카드업계가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 카드업계가 상반기 호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로는 정부 긴급재난지원금 효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코로나19 여파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경기 활성화 목적으로 14조2448억원의 긴급재난지원금을 풀었다. 이 중 약 70%가 신용 및 체크카드 충전형식으로 지급됐고, 지난달 말까지 약 9조원이 카드사들에게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재난지원금 소비 효과가 반영되면서 카드 소비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라고 설명했다.

 

카드업계 비용절감의 노력도 영향을 미쳤다. 카드사는 올 초부터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매출 감소와 정부의 가맹점 수수료 인하 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비용절감 및 수익 다각화를 위해 노력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가 전체적으로 마케팅 비용을 대폭 줄였다. 이에 따라 당기순이익이 증가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라면서 “또한 신사업으로 인해 발생한 수익도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하반기에는 긴급재난지원금 효과가 사라질 예정이라 이러한 상반기 수익에도 카드업계는 여전히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정부가 내놓은 재난지원금 가운데 전체 65% 이상 소진했고, 신용 및 체크카드를 통한 사용비율은 이보다 더 높다.

 

정책에 따른 ‘깜짝 효과’가 언제 꺼질지 모르는 상황이다. 여기에 코로나19가 언제 수그러들지 아무도 예상할 수 없다. 연체율 상승에 대한 우려도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상반기와 같은 ‘깜짝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흐름”이라며 “카드업계의 허리띠 졸라매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young070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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