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에 불어온 ‘융합 바람’… 뭉쳐야 산다

금융업계가 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맞아 데이터에 디지털 기술과 인프라를 접목한 ‘융복합 사업’으로 변화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세계비즈=권영준 기자] ‘뭉쳐야 산다.’ 금융업계에 ‘융합의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3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말미암아 가속화한 디지털 시대의 변화에 따라 금융업계도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융복합형 신사업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존 금융사의 데이터에 디지털 기술과 인프라를 접목한 ‘융합 사업’이 4차 산업혁명을 맞이하는 금융업계의 새로운 거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러한 금융업계의 융복합형 신사업은 상당한 진전을 이루고 있다. 우리금융그룹은 KT와 손잡고 금융과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한 신사업을 발굴한다. 신사업의 골자는 혁신 비대면 서비스다. 금융사는 ICT를 확보함으로써 대면·비대면 채널을 연계한 디지털화로 채널 효율성을 높이면서도 고객 편의 중심의 영업환경을 구축하고, KT의 데이터 분석 기술을 활용해 초개인화 시대에 맞는 맞춤형 금융상품을 개발할 수 있다.

 

이처럼 금융사와 통신사의 융합은 금융업계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수 있다. 최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디지털금융 종합혁신방안'에 따라 카카오, 네이버 등 빅테크의 금융업계 진출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카카오의 경우 금융사업자 라이선스를 획득해 카카오뱅크, 페이, 보험까지 손을 뻗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카카오의 잠재력이 높게 평가받는 이유는 국민 모바일 메신저로 불리는 ‘카카오톡’이라는 대형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기존 금융사가 차후 금융업계에 진출한 빅테크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이에 견줄 수 있는 플랫폼이 필요하다”며 “따라서 금융과 통신의 융복합 사업은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계에 진출하는 빅테크 역시 융복합 사업에 몰두하고 있다. 네이버의 금융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은 지난 6월 미래에셋과 함께 ‘네이버통장 미래에셋대우CMA’를 선보인데 이어 미래에셋캐피탈과 함께 대출 상품도 출시할 예정이다. 카카오페이 역시 증권 및 보험 업계에 뛰어들면서 데이터를 융합하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술력은 확보했지만 기존 금융사가 가진 노하우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에 증권사와 보험대리점(GA)을 인수하는 한편 메리츠화재와 롯데손해보험 등과 협상하며 파트너사 구축에 힘쓰고 있다.

 

금융업계는 기술력 융합 외에도 유통업계와 손을 잡는 등 융합 사업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현대카드는 최근 PLCC(상업자 표시 신용카드) 사업을 전략화하고 있다. 이미 이마트·대한항공·스타벅스·배달의 민족·쏘카 등과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현대카드가 가진 결제 서비스 노하우와 고객 데이터를 바탕으로 업계 1위 기업과 협력하면서 성장 동력을 얻겠다는 전략이다.

 

디지털 4차 산업혁명은 금융권에 변화를 야기하며 비대면, 빅데이터, 플랫폼 등의 키워드를 던져줬다. 실제 정부도 데이터를 사고파는 ‘금융 데이터 거래소’를 출범하기도 했다. 금융과 비금융의 융합이라는 ‘생존 전략’이 금융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시선이 쏠린다.

 

young070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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