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허덕이는 정유업계…올해 배당금 축소 불가피

올 상반기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정유업계가 올해 배당금 지급규모를 줄여나가는 모습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세계비즈=오현승 기자] 올 상반기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정유업계가 배당 규모를 하향 조정하고 나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수요침체, 정제마진 악화 등 각종 악재에 맞닥들인 상황에서 예년 같은 배당금 지급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대표적 ‘고배당주’로 꼽히는 에쓰오일(S-Oil)은 올해 중간배당을 포기했다. 이 회사가 중간배당을 실시하지 않는 건 지난 2008년 이후 처음이다. 실적이 나빠져 배당 여력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에쓰오일은 수요침체 및 정제마진 악화의 직격탄을 맞으며 1분기와 2분기 각각 1조 73억 원, 1643억 원의 적자를 냈다. 그나마 2분기 적자폭을 대폭 줄인 게 위안거리다. 이 회사의 배당성향은 2017년 59.89%, 2018년 55.11%, 2019년 35.7%였는데, 올해는 지난해 수준 보다 낮아질 거라는 관측도 나온다. 

 

 SK이노베이션은 2017년부터 실시해온 중간배당을 중단하고 체질개선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 회사 역시 올 1분기 1조 7752억 원, 2분기 4397억 원의 영업손실을 낸 탓에 배당 여력이 높지 않다. 이명영 SK이노베이션 재무본부장은 지난 29일 2분기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을 통해 “재무구조 악화로 올해 중간배당은 실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의 지난 2017년, 2018년 배당성향은 각각 34.9%, 41.7%였다. 기말배당금을 포함한 배당총액은 각각 7456억 원, 7083억 원이었다. 그러다 지난해엔 영업이익이 1조 2693억 원으로 급감하며 배당총액 역시 2647억 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올 상반기 대규모 적자와 하반기 업황을 고려하면 올해 배당총액을 늘리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중론이다.

 

 GS칼텍스도 배당금 축소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이 회사는 2017년부터 2019년까지 각각 1조 4381억 원, 7036억 원, 4526억 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그러다 올해 1분기엔 1조 319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GS칼텍스는 배당성향 40%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벌어들이는 돈이 줄어들면서 총배당액은 지난 2017년 5752억 원, 2018년 2814억 원, 지난해 1810억 원으로 감소세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GS칼텍스가 실적 악화를 반영해 올해 배당금 지급규모를 축소할 거라고 전망했다. 

 

 올 2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한 현대오일뱅크는 하반기 실적 개선세가 배당총액을 좌우할 전망이다. 현대오일뱅크는 2018년과 2019년 각각 2451억 원, 2034억 원(연결 기준)의 배당금을 주주들에게 지급했다. 직전 2년 간 배당성향은 각각 61.0%, 73.6%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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