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 3법’ 덮친 부동산시장 패닉… 전세 씨 말랐다

전세매물 품귀 현상…집주인· 세입자 갈등의 골 깊어지나
전세→월세 전환 가속화, 7·10대책후 주택 공급 축소 우려

임대차 3법 시행 전후로 서울 주요 아파트 단지의 전세 매물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 부동산중개업소 매물 정보란이 비어있는 모습. 연합뉴스

[세계비즈=박정환 기자] ‘임대차 3법’ 중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를 골자로 한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지난달 31일 전격 시행되면서 부동산 시장 내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법 시행과 맞물려 전세매물 품귀 현상으로 전셋값이 치솟는 가운데, 집주인과 세입자 간 갈등의 골도 깊어지는 분위기다.

 

이번에 시행되는 법안은 2년 계약이 끝난 세입자가 추가로 2년 계약을 연장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임대료도 진전 계약 임대료의 5% 이내로 제한한다. 

 

법이 시행된 지난 주말 서울 시내 주요 아파트 단지에선 전세 매물이 자취를 감췄다. 한 번 세입자를 들이면 최소 4년은 새로운 세입자를 받거나, 전셋값을 크게 올릴 수 없게 된 집주인들이 일제히 매물을 거둬들이고 관망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기존 전세를 반전세나 월세로 전환하는 사례도 적잖다.

 

서울 강남의 공인중개사 김모 씨는 “코로나가 한창 절정일 때에도 이틀에 한 번은 매물을 보여주고 계약까지 했었다”며 “하지만 법 시행 이후부터는 매물을 한 건도 보여주지 못할 만큼 매물 잠김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의 7월 서울 전·월세 거래량은 787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만3786건의 반 수준으로 줄었다. 올해 재계약이 필요한 2018년 7~8월 전국의 전·월세 거래량은 각각 14만9458건, 15만2089건이었지만 올해에는 그 수가 눈에 띄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지난 5월 기준금리가 0.5%로 낮아지며 전세에서 월세로의 전환이 가속화되고, 7·10대책에 따라 임대사업자 제도가 일부 폐지되면서 주택 공급 축소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집주인과 세입자 간 법적 분쟁도 속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법 시행 전후로 전세계약 연장, 보증금 인상 관련 문의전화가 국토교통부 및 서울시 민원실, 서울 지역 공인중개업소 등에 빗발쳤다.

 

국토부 등에 따르면 법 시행 이전 집주인이 계약연장 거부 의사를 밝혔더라도 세입자가 연장을 원하면 가능하다. 세입자의 2+2 갱신권이 성립하기 때문이다. 다만 통상 1개월 전에 말해야 갱신할 수 있다. 또 집주인이 이미 다른 세입자와 계약을 맺었다면 갱신이 불가능하다.

 

또 2+2 갱신이 끝나고 세입자 바뀌면 집주인은 전셋값을 원하는 만큼 올릴 수 있다. 계약 갱신 때만 5% 상한제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신규 세입자 대상 적용 여부는 현재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pjh121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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