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비즈=안재성 기자]하나금융그룹은 올해 상반기 5대 금융그룹 중 유일한 당기순이익 증가세를 실현하는 등 호실적을 냈으나 이에 만족하지 않고 내실 다지기에 주력할 방침이다.
우선 대손충당금을 든든히 적립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등 미래의 위험에 대비했으며, 내부적으로 디지털 전환에 그룹의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나금융의 올해 상반기 연결 당기순익은 1조3446억원으로 전년동기(1조2045억원) 대비 11.6% 늘었다. 신한·KB·하나·NH농협·우리금융그룹 등 5대 금융그룹 중 유일한 순익 증가세다.
지난 2011년에 당기순익 1조2224억원이었던 하나금융은 지난해 2조3916억원으로 증가해 외형적으로 꽤 성장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또 재작년과 올해 3월까지 세 차례 걸쳐 계열사인 하나금융투자에 약 1조7000억원을 증자하는 등 비은행계열 강화에 열심이다. 덕분에 하나금융투자의 자기자본은 4조337억원까지 불어나 초대형 투자은행(IB)의 요건을 갖췄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쯤에는 단기금융업 인가를 얻어 어음을 발행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하나금융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내실 다지기에 한창이다. 먼저 코로나19, 금융사고 등 대외환경의 급격한 변화로 인한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2분기에만 4322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새롭게 쌓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악의 상황에도 충분히 대비한 수준”이라고 평했다.
특히 최근의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해 디지털 전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3일과 4일 포항공과대학교(포스텍) 및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과 ‘테크핀 산학렵력센터’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각각 체결했다.
테크핀산학협력센터는 국내 금융권 최초의 다전공·다역량 활용 센터로 산학 간 전문성 공유에서 공동 연구개발, 창업 지원 및 투자 병행으로까지 융복합을 추구한다.
하나금융은 포스텍 및 카이스트와 함께 ▲인공지능(AI) ▲머신러닝 ▲빅데이터 ▲챗봇 ▲사물인터넷(IOT) ▲블록체인 ▲생체인증 등에 이르는 테크핀의 다양한 분야에서 디지털 금융상품 및 서비스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를 진행하기로 했다. 나아가 기술역량 및 실무경험 교류, 기술 인재육성을 위한 혁신프로그램 도입, 과학기술 창업 지원 및 투자 병행에 이르는 디지털 생태계 구축을 추진할 방침이다.
아울러 하나금융그룹의 CVC인 하나벤처스와 각 대학의 기술지주회사(포스텍기술지주, 미래과학기술지주) 및 교내 창업보육기관과의 업무협약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기술혁신형 벤처기업의 육성과 투자를 통해 디지털·바이오 및 소·부·장을 포함한 과학기술 기반의 예비 유니콘 기업을 발굴하는 것이 목표다.
올해 인수해 지난 6월 하나손해보험으로 재출범시킨 더케이손해보험 역시 디지털 기반 종합 손보사 전환에 한창이다. 하나금융의 디지털 역량과 네트워크에 하나손보의 보험 노하우를 더하면, 빠른 성과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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